배터리·전기차·반도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투자·육성 집중
투자금 확보 위해 전선·일렉트릭 회사채 발행···부채비율 200% 달해, 재무안전성 ‘불안정’

구자은 LS 회장이 자사 유튜브 채널 ‘LS티비’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LS
구자은 LS 회장이 자사 유튜브 채널 ‘LS티비’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 사진=LS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구자은 LS 회장이 조만간 그룹 총수로 취임한지 2년을 맞는다. 그는 이 기간 ‘위기 속 혁신’을 강조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지속투자를 수차례 공언했다. 단,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투자에 활용할 자금여력이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자은 회장은 총수 취임 후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배전반) 분야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투자 및 육성에 한창이다. 아울러 케이블과 해상풍력, 전력 인프라 등 기존 사업도 함께 성장시키는 ‘양손잡이 경영’을 실시 중이다. LS그룹의 자산을 2030년 50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현재 자산은 25조원 규모다.

기업 자산을 빠른 시간에 늘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를 통한 사업확장이다.

LS의 대표 계열사인 LS전선은 KT의 해저 케이블 설치 전문기업인 KT서브마린(KTS)에 약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5.6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LS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해저 케이블 시공 역량을 강화해 유럽 등에서 일감수주를 늘리고 있다.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배터리 소재 거점 확보를 위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S는 올해 안에 33만8000㎡ 규모 새만금 국가산단 5공구에 공장을 착공하고 직원 1450여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자가 실시될 예정이며 1차로 전구체 생산시설, 2차로 황산메탈 거점을 지을 계획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문제는 자금이다. 무리한 투자는 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LS그룹의 이익잉여금(사내유보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3조6672억원이다. 새만금 프로젝트 비용은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지만, 매년 진행하는 투자 계획까지 고려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해질 공산이 크다.

LS그룹이 핵심 계열사의 올해 투자 예정 자금으로 설정한 금액은 9356억원이다. 세부적으로 ▲전선 4503억원 ▲일렉트릭 902억원 ▲엠트론 705억원 ▲엠앤엠 1463억원 ▲아이앤디 1783억원 등이다. 생산능력 증대 및 품질향상, 업무환경 개선 등에 쓰인다. 집행 예정 금액 중 상반기에 쓰인 자금은 3374억원, 하반기 예정 규모는 5982억원이다.

새만금 프로젝트와 올해 계획 자금을 합하면 약 2조7400억원이다. 현재 유보금의 74.7%다. LS의 연간 투자금은 매년 증가세다. 2021년 3864억원, 2022년 5544억원 등 매년 약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유보금이 바닥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LS는 지속투자로 유보금이 전부 소진되지 않도록 회사채 발행 등을 진행해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앞서 나란히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전선은 900억원, 일렉트릭은 1000억원 등이다. 수요에 따라 발행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회사채로 투자 자금 충당에 나서다보면 부채비율이 오른다. LS그룹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95.5%로 조만간 200%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안전성이 불안정하다고 판단된다. 

LS 관계자는 “자산 50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단기 및 중장기 자금관리계획을 수립해 유동성 위험을 관리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추가로 LS전선과 LS엠트론 등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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