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 고조
이란 하마스 공격 계획 승인 정황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충돌로 새로운 중동전쟁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9일 AP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재한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군사 기반시설을 해체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슈켈론의 이스라엘군. / 사진=연합뉴스
아슈켈론의 이스라엘군. /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계엄령 하에 있다. 수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고 앞으로 수십 만명까지 늘려 남부사령부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미국 당국자들은 이날 24~48시간 안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예상하게 한다.

양측의 충돌로 인명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AP통신, WP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자수는 700명을 넘었고,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 보도에 따르면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다. 이 중 아동과 청소년이 78명 여성은 41명으로 파악된다.

이날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레바논과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Shebaa Farms)’에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한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을 약속하면서 확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의한 전례 없는 끔찍한 공격에 직면한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약속한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의 동지중해로 이동시키는 등 항모 전단을 이동 배치하고, F-35 등 역내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기 위한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움을 줬고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하마스의 이번 공습을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이 지원한 정확도 드러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하며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을 급습하는 방안을 고안했고, 이란혁명수비대와 하마스·헤즈볼라 등 4개 무장단체가 참석한 여러 차례 베이루트 회의에서 세부사항이 개선됐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에 직접 개입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 유가는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17% 오른 배럴당 86.2달러, 브렌트유는 3.96% 오른 87.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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