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머부문·엔터프라이즈부문·윤리경영실 등 주요 부서 참여
불법스팸 발송 1위 사업자 ’불명예‘···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스팸 지적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경기 성남시 KT 본사에서 진행된 임직원과의 미팅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KT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8월 30일 경기 성남시 KT 본사에서 진행된 임직원과의 미팅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불법 스팸문자를 관리하는 ’스팸관리 태스크포스(TF)’ 신설한다. 지난 8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의 지시다. 이르면 다음주 가동될 TF엔 커스터머부문, 엔터프라이즈부문, 윤리경영실 등 임직원이 다수 참여한다. KT가 불법 스팸문자의 ‘온상’으로 전락했단 지적을 받는 가운데, 김 대표가 취임 초부터 ‘불법 스팸문자 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김 대표 지시로 커스터머부문, 엔터프라이즈부문, 대외협력실, 윤리경영실 등 KT의 주요 조직의 임직원이 다수 참여하는 불법 스팸문자 TF를 구성중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 엔터프라이즈부문 산하 비즈사업본부에 속해 있단 점을 고려하면, 신수정 부사장이 이끄는 엔터프라이즈부문이 TF 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불법 스팸문자의 ‘온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KT는 최근 불법 스팸문자가 유통되지 않도록 내부 조사 및 임직원 주의를 당부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스팸 유통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해 하반기 신고를 받거나 적발한 스팸문자는 798만8009건에 달했다. 전년 동기(634만4494건) 대비 26%(164만3515건) 늘었다.

이 기간 스팸문자 중 85.9%(685만9133건)는 국내에서 발송됐는데, 사업자별로 보면 KT가 차지하는 비중은 32.9%(225만6581건)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외에 다우기술 31.4%(215만1359건), 스탠다드네트웍스 18.2%(125만1274건), 젬텍 10.1%(69만4550건), LG유플러스 5.9%(40만2754건), 기타(SK브로드밴드, 인포뱅크) 1.5%(10만2615건)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KT의 발송 건수는 전년 동기(178만4730건) 대비 26.4%(47만1851건) 늘었다. LG유플러스가 스팸 발송량을 2021년 하반기 111만7302건에서 지난해 하반기 40만2754건으로 64%(71만4548건) 줄인 것과 대비된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최소 건당 80원 이상의 광고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어 KT가 스팸 문자 발송을 방치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실제 메시징업계에 따르면 KT는 불법 스팸 문자 발송건수를 늘리기 위한 ‘지사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A 지사에서 B 지사의 스팸 물량을 가져오기 위해 리베이트 차원의 지원금 지원 제공도 마다치 않는다고 한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도 통신사의 불법 스팸문자 차단을 위한 역할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3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민의 가계와 국민의 일상에 위협이 되고 있는 불법스팸과 보이스피싱 등을 차단하는 데 통신사들이 앞장서 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불법스팸 발송자가 개통할 수 있는 전화 회선수를 제안하고, 블랙리스트 사업자를 차단하는 등 사전 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스팸 필터링 기술을 혁신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 종료 후 KT 스팸 발송에 대해 “통신사가 어쨌든 불편을 많이 주고, 여러 가지 나쁜 점이 많으니까 협력해서 적극 예방하고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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