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규모 듀얼 TC 본더 그리핀 공급 계약···창사 이래 최대

한미반도체의 3세대 하이퍼 모델 '듀얼 TC 본더 그리핀' / 사진=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의 3세대 하이퍼 모델 '듀얼 TC 본더 그리핀' / 사진=한미반도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한미반도체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공정 장비로 지목되는 열압착(TC) 본딩 장비 신제품을 SK하이닉스에 추가 납품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공급 계약으로, 이로써 회사는 지난달 수주에 이어 한달 새 총 1000억원이 넘는 수주액을 달성하게 됐다.

4일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 제조용 3세대 하이퍼 모델인 ‘듀얼 TC 본더 그리핀(DUAL TC BONDER GRIFFIN)’ 장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수주 규모는 6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 대비 18.2%에 달한다. 해당 계약은 지난달 27일 시작해 내년 4월 21일 종료된다.

이번 수주로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HBM용 TC 본더 수주는 한달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앞서 지난달 1일 회사는 SK하이닉스에 416억원 규모의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DRAGON)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낸 바 있다.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용 TC 본딩 장비로 듀얼 방식을 채택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작업하는 본딩 모듈이 두 개여서 장비의 면적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생산성은 높다는 게 강점이다. 듀얼 TC 본더는 하이퍼 모델인 ‘그리핀’과 프리미엄 모델인 ‘드래곤’ 등으로 구성됐다. 주문에 적합한 장비를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지난 8월 2세대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에 이어, 9월에는 3세대 듀얼 TC 본더 그리핀을 개발해 출시했다. 이번 3세대 그리핀 모델은 HBM 제조에 있어서 전작 대비 반도체 칩 적층을 위한 생산성과 정밀도가 크게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한미반도체는 이처럼 HBM용 TC 본딩 장비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한미반도체의 올 상반기 R&D 비용은 전체 매출액 비중의 11.8% 수준으로, 지난해(6.3%)와 2021년(5.6%) 대비 증가했다.

회사 최대 주주인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총 148억원을 투자로 회사 주식 28만 230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곽 부회장의 회사 지분은 35.8%가량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AI 시장 성장과 계속되는 HBM용 장비 출시로 향후 한미반도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듀얼 TC 본더는 향후 해외 고객 추가 수주가 더해진다면 내년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비업계는 TC 본딩 장비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TC 본더 선두 업체 ASMPT에 따르면 현재 해당 장비의 시장 규모는 약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변운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TC 본더는 국내 고객사 외에도 신규 고객사 확장 가능성이 있어 매출 성장에 대한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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