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하반기 국내 출시 전망···테슬라 저가형 모델3 출시 가능성도 제기돼
이달 기아 레이EV, KG 토레스EVX 출시···테슬라 모델Y RWD는 지난달 인도 시작
전기차 보급 속도 가속화될지 기대···올해 전기차 판매는 주춤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하반기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높은 판매 가격이 전기차 구매 기피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저가형 모델 출시로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불편한 충전과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판매의 걸림돌로 언급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6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EV5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EV5가 공개됐는데, 오는 10월 국내 ‘기아EV 데이’에서 공개되고 향후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저가형 전기차 출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기아는 레이EV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가격은 2775만원으로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 초반대 가격이 예상된다. 레이EV 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식 출시는 이달에 이뤄진다. 

KG모빌리티는 이달 토레스 EVX를 출시할 계획이다. 토레스 EVX의 가격은 최저 4850만원으로,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 초중반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의 트림별 가격을 ▲E5 4850만~4950만원 ▲E7 5100만원~5200만원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앞서 중국 생산 모델Y를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5699만원으로 국고보조금 514만원이 지급된다.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시의 경우 136만원이 지급돼, 504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자체 보조금이 가장 낮은 곳으로, 다른 지역에선 4000만원대의 실구매가가 형성된다. 향후 모델3 저가형 모델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가격 정보는 각사. 토레스 EVX 가격 및 일부 모델 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업계에선 저가형 모델 출시로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한다. 그동안 높은 판매 가격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됐는데,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보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기아 및 KG모빌리티 대리점에 따르면 레이EV는 지난 25일 사전계약 실시 이후 3000~4000명이 몰렸다. 토레스 EVX는 가계약 단계로 정확한 파악이 어렵지만 3026대가 생산될 예정으로, 생산 대수와 비슷한 인원이 계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델Y RWD는 앞서 보조금이 확정되기도 전에 2만대 이상이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전기차 보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저가형 모델의 경우 상대적으로 잦은 충전이 필요하다. 잦은 충전을 위해선 거주지를 중심으로 완속충전기 설치가 늘어야 하는데, 주차 공간 부족 및 전력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선 LFP 배터리의 겨울철 주행거리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어지는 저가형 전기차 출시로 인해 일시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겨울철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면 다시금 판매량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변수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초기결함에 대한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또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대한 여러 우려에도 저가형 모델 출시가 보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얼리 어답터가 아닌 일반 소비자의 경우 가격적인 부분을 중시하기 때문에 저가형 모델이 보급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며 “LFP 배터리가 저온 특성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각광받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가격이었다”며 “보조금이 줄고 있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저렴한 가격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LFP 배터리에 대해 김 교수는 “최근엔 셀투팩 방식 등을 통해 NCM 배터리와 간격을 많이 좁혔다”며 “겨울철에도 주행거리가 많이 떨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는 7만8466대가 등록됐다.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등록대수는 6만8996대에 비해 1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15만1108대가 등록되며 지난해 상반기 등록대수 10만5749대에 비해 42.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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