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2월부터 공동영업, 의원 담당···2Q 플라빅스 처방 317억원, 전년比 21억원 증가 
플라빅스 제네릭, 삼진·동아·대웅·제일약품 각축···올 제네릭 처방 3300억원대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 2월부터 사노피와 GC녹십자가 공동판매한 ‘플라빅스’의 7월 말 원외처방금액이 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병원보다 취약한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GC녹십자의 플라빅스 영업이 일정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플라빅스는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지난 1999년 국내 출시한 ‘클로피도그렐’ 성분 항혈소판제 시장의 오리지널 약물이다. 지난 2006년부터 한독이 생산하는 플라빅스는 올 2월 1일부터 사노피와 GC녹십자가 공동판매를 진행해왔다. 구체적으로 의원은 녹십자가, 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사노피가 담당해왔다. GC녹십자는 플라빅스 유통방식 확인을 유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플라빅스 매출은 병원 이상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의원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GC녹십자 영업력을 높게 평가한 사노피가 의원 영업을 녹십자에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가 제약사들로부터 입수한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7월 말까지 플라빅스 원외처방금액은 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처방실적을 보면 1월 103억원, 2월 98억원, 3월 110억원, 4월 103억원, 5월 105억원, 6월 109억원, 7월 101억원을 기록했다. 사노피와 GC녹십자가 플라빅스 공동판매를 개시한 2월을 제외하곤 매달 100억원을 넘은 처방액이 확인된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플라빅스는 지난해 2분기 296억원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올 2분기 처방액은 317억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21억원 증가한 수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노피와 GC녹십자의 플라빅스 영업을 첫 3개월 실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면서도 “녹십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활발하게 영업한 것이 처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가 기존 내과 의원을 토대로 올 들어 신규 거래처 확대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가 기준에 따라 다르고 자연 증가분도 있겠지만 두 제약사가 손을 맞춘 3개월 영업실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라고 전했다.  

지난 2017년 781억원이던 플라빅스 처방액은 2022년 117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628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올해 1250억원을 넘는 처방액도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공동판매에 익숙해진 GC녹십자가 어느 정도 플라빅스 처방실적을 올리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회사가 늘린 거래처 숫자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두 제약사 공동판매에 대처하는 플라빅스 제네릭사 움직임도 주목된다. 유비스트로 파악된 플라빅스 제네릭(복제약) 판매사는 120개 업체로 집계됐다. 올 7월 말까지 플라빅스 제네릭 처방액은 1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플라빅스 제네릭 총 처방액은 3381억원이다. 올해의 경우 단순 수치상으로 제네릭 처방액을 계산하면 3300억원대 초반이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는 없고 과거 매출이 높았던 일부 품목이 처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플라빅스 제네릭 중 처방실적이 높은 품목을 보면 465억원의 삼진제약 ‘플래리스’에 이어 169억원의 동아에스티 ‘플라비톨’, 103억원의 대웅제약 ‘클로아트’, 89억원의 제일약품 ‘필그렐’, 75억원의 유한양행 ‘클로그렐’ 순으로 집계된다. 이중 플래리스의 경우 지난 2017년 655억원이던 처방액이 지난해 701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800억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포함, 연간 처방액이 100억원을 넘는 플라빅스 제네릭은 6-7품목으로 추산된다.   

결국 지난 2월 사노피와 플라빅스 공동판매를 개시한 GC녹십자는 작지만 유의미한 실적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녹십자가 플라빅스 처방에서 차지할 비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출시 20년이 지난 플라빅스가 제네릭 틈새 속에서 생존하고 있는 상황은 이유가 있다”며 “지난해 기준 4600억원대 규모의 항혈소판제 시장에서 대형과 중소 제약사가 생산하는 제네릭과 다국적, 국내 제약사 연합군 경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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