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단지마다 수만명 몰리며 완판 행렬
붕괴사고 이후 브랜드 악화 우려 불식
시공사 지위 유지···3천억 규모 수주도 따내
LH 전관 카르텔 문제 커지며 책임론 약화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GS건설이 ‘순살 자이’라는 오명에도 주택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지키는 모양새다. 인천 검단 붕괴사고로 인해 브랜드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분양하는 단지마다 사람이 몰리며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정비사업장에서도 기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함은 물론 신규 수주도 따내는 등 여전히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산 자이아이파크’ 견본주택은 지난 주말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18일 문을 연 뒤 3일간 4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둔산 자이 아이파크는 대전 서구 탄방동 일원에 들어서며 지상 최고 42층 12개 동, 1974가구 규모 대단지로 구성됐다. 대전 지하철 1호선 탄방역 역세권에 대전 핵심지인 둔산신도시와 인접해 있다. 시공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맡았다. 이변이 없는 한 1순위 마감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인천 검단 붕괴사고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붕괴사고가 발생한 4월 이후 공급한 사업지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5월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청약 경쟁률 10.5대 1을 기록했다. 6월 공급한 경기 파주 ‘운정자이시그니처’와 충남 아산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도 높은 경쟁률로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오는 7일부터 청약일정에 돌입하는 한 사업장 견본주택에서 예비청약자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피고 있다. / 사진=GS건설
GS건설이 개관한 한 견본주택에서 예비청약자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피고 있다. / 사진=GS건설

한 업계 관계자는 “붕괴사고 이후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얻으며 각종 조사에서 자이 평판이 크게 떨어졌지만 실제 현장에선 브랜드 파워가 여전한 분위기다”며 “부실시공 논란이 여전히 있지만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크게 문제삼지 않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장에서도 건재한 모습을 나타냈다. 붕괴사고 이후 시공 계약 해지 행렬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로 GS건설이 시공권을 박탈당한 사례는 없었다. 심지어 신규 수주도 따냈다. GS건설은 6월 29일 대전시 동구 삼성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5구역은 1140가구 대단지로 공사비만 333억원에 달하는 재개발 사업지다.

인천 검단 붕괴사고 여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 카르텔 문제로 옮겨간 점도 GS건설이 리스크를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가 인천 검단 붕괴사고 이후 LH가 발주한 공공주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다수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원인으로 설계·감리 부실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설계·감리 업체에 LH 출신 전관이 다수 취업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전관 특혜를 지목하고 혁파를 주문하면서, GS건설에게 쏠렸던 관심이 다소 수그러든 상황이다.

향후 GS건설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는 인천 검단 붕괴사고 직후 GS건설이 시공한 83개 현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문제가 있으면 제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광주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이 받았던 영업정지 수준에서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다 소송으로 영업정지를 미룰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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