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상반기 저점 찍고 반등 시작
EMC·SOH 주력 제품으로 생산량 및 판매처 다변화 시동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제품이 활용된 반도체 모습. /사진=삼성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제품이 활용된 반도체 모습. / 사진=삼성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배터리로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 소재 등 전자재료 사업 강화에 나섰다. 반도체 시장이 불황 장기화를 딛고 하반기 들어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전자재료 부문 실적도 반등할 전망이다. 배터리에 이어 반도체 소재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5조8406억원, 4502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2%, 영업이익은 4.9% 늘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동시에 4분기 연속 매출 5조원 돌파 기록이다.

사업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 매출은 5조27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4%, 영업이익은 3881억원으로 58.5%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의 86.2%가 배터리에서 발생한 셈이다. 고객사의 프리미엄 전기차 판매 확대 영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가 계절적 비수기를 지난 것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전자재료 사업은 배터리 부문과 비교하면 초라한 모양새다. 2분기 매출은 5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영업이익은 621억원으로 66.3% 감소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상반기 침체에 해당 부문도 실적이 크게 줄었다.

다만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D램 출하량이 많아지면서 사업이 최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올해 2분기 들어 9개월 만에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바닥론’이 한층 힘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은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체 영업이익은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했고 반도체 업황 역시 이 시점을 최저점으로 분명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반도체 업황 회복에 삼성SDI의 전자재료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전자재료 사업은 반도체 소재와 디스플레이 분야로 나뉘는데,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반도체 소재다.

이 분야의 대표 제품은 반도체를 보호하는 EMC(Epoxy Molding Compound)다. EMC는 삼성SDI 전지재료 사업의 첫 번째 아이템으로 1994년 생산라인이 준공돼 현재까지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의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 공정의 핵심 소재다. 완성된 반도체 칩을 습기나 충격, 열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갑옷’ 역할을 담당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SOH(Spin-on Hardmasks)도 전자재료 부문의 성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SOH는 반도체의 패턴 형성을 돕는 가공 보조재다. 2005년 개발이 시작돼 1년5개월을 거쳐 상품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반도체 공정 소재에 핵심 재료로 자리 잡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소재 시장도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EMC와 SOH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판매처 다변화에도 영업역량을 총동원해 실적반등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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