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동공구·IT 기기용 소형전지 실적 부진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은 풀가동···SK온, 올해 상반기 가동률 97.6%
맥킨지, 소형전지 시장 확대 전망···2030년 글로벌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671조원 규모

삼성SDI '21700'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 '21700' 배터리. /사진=삼성SDI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올해 상반기 SK온의 평균 공장 가동률이 97.6%까지 상승하는 등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활황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이 공장 ‘풀가동’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전동공구·IT기기 중심의 소형전지 시장은 부진을 이어가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무선 가전 제품, 전동 킥보드·전기 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6월 기준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의 평균 가동률은 75%를 기록했다. 지난해 1~6월(90%)과 비교해 15.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공장 평균 가동률은 생산 설비가 가동될 수 있는 최대 시간과 실제 가동한 시간의 비율이다. 가동률이 높을수록 설비의 생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수요가 받쳐주면서 높은 가동률이 유지된다면 인건비·감가상각비 등 원가 절감 효과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건 전동공구·IT기기에 적용되는 소형전지 사업부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시장 침체로 전동공구용 배터리 판매가 부진을 겪었고 전방 IT 수요 둔화도 소형배터리 판매 부진에 한몫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인 중대형 전지를 제외하고 천안, 톈진 등 소형전지를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률만 공개하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 가동률이 70%대에 머무는 것도 전동공구, IT 기기 등 소비재 기반 원통형 배터리 사업 부진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기차·ESS·소형 구분 없이 전 사업장의 평균 가동률을 공개하고 있어 해당 부문의 부진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의 높은 공장 가동률을 상쇄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및 건설경기 침체 등 전방산업의 둔화에 따라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며 “이는 배터리 셀 업체는 물론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반면 전기차용 배터리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의 사용량은 약 143.1GWh로 작년 동기보다 56.0% 늘었다.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배터리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의 가동률은 100% ‘풀가동’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만 생산하는 SK온의 경우 올해 1~6월 배터리 공장 평균 가동률은 97.6%에 달한다. SK온은 지난해 80%대 가동률을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90%대 안정적인 공장 가동률을 보이며 고객사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도 중대형전지사업부의 공장 가동률은 소형전지사업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성장에 힘입어 가동률 자체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72.1%를 기록한 공장 가동률은 2021년 72.7%, 2022년 73.6%로 지속 상승했다. 

소형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완전히 꺾인 건 아니다. 특히 소형전지가 탑재되는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관련 시장이 2030년 5000억달러(약 67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양사는 향후 커질 소형전지 시장에 대비한 연구개발(R&D)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R&D 실적 으로 고출력 전동공구용 차세대 원통형 전지를, 삼성SDI는 IT용 파우치형 리튬 이차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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