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강조되며 베트남 시장 관심 더 높아져

구자은 LS그룹 회장(왼쪽부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이 23일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이 23일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베트남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베트남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베트남 시장에 한창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과거부터 베트남에 주목해왔지만, 달라진 국제 정세 속 공급망 재편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특히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사절단과 함께 베트남을 찾은 이후 이 같은 분위기가 더 강조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은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역시 같은 날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 등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베트남의 친기업적 환경으로 향후 양국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베트남 투자 움직임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감지된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23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베트남 최고 대학으로 평가받는 하노이 국립대학교 호아락 캠퍼스에서 레 꾸언(Le Quan) 하노이 국립대 총장을 만나 산학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자동차시장에서 선두권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Thanh Cong)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을 세운 후 2년 만인 2019년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등극했다. 올해도 5월 기준 2만2903대를 판매해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으며 기아 역시 1만3951대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젊은 층 인구가 많아 완성차 업계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베트남이 '2050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지난 23일 추형욱 SK E&S 사장은 베트남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PVN)의 르 쉬안 후엔 부사장을 만나 청정수소 분야 공동 사업을 위한 MOU를 맺었다. 양사는 베트남 내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베트남 사랑은 이미 재계에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물량 50%를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고 지난해 12월엔 글로벌 기업 최초로 R&D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내에서 1년에 두 번씩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23일 베트남 방문일정 중 생일을 맞이했는데, 베트남 측에서 케이크 준비 및 즉석연주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인사는 “베트남은 숙련된 노동자들이 많고 정부에서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제조업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좋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의 주장처럼 베트남이 완전히 중국시장을 대체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인사는 “베트남 시장이 성장하고 중요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 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로 공급망 확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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