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펑 크림에일' 출시, 청각적 요소 강조로 차별화
15만캔 한정 수량 생산···초반 인기에 재생산 논의도
장주현 MD "스테디셀러 목표···주류하면 CU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할 것"

장주현 BGF리테일 주류 MD가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왼쪽)'과 '안동소주하이볼캔'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CU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맥주의 '한일전'이 열렸다. 캔 뚜껑이 한 번에 모두 열리는 일본 아사히 생맥주캔이 최근 한국에 들어와 인기를 끈 가운데 편의점 CU가 뚜껑을 열면 '펑' 소리가 나는 이른바 '수류탄 맥주'로 아사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12일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맥주와 달리 통조림처럼 캔 뚜껑 전체가 개봉되는 것이 특징이다. 캔 뚜껑을 열면 펑 소리가 나 수류탄 맥주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사저널e는 지난 23일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기획한 BGF리테일 주류 TFT팀의 장주현 상품기획자(MD)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주현 MD는 CU의 맥주와 하이볼 카테고리를 담당하며 '안동소주하이볼캔' 등의 제작에 참여한 주류 MD다.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 / 사진=CU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은 고객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장 MD는 "최근 주류를 구매하는 많은 고객이 맛뿐만 아니라, 마시는 형태, 마시는 방법 등 다양한 부분에서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며 "트렌드를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객이 즐길 만한 맥주를 생각하며 떠올린 것이 '풀오픈탭(뚜껑 전체가 개봉되는)' 맥주다. 2년여 전 일본에서 아사히 생맥주캔이 출시되며 품절대란이 일었다. 당시 국내에는 아사히 생맥주캔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SNS를 통해 인기를 끌었다.  

이를 본 장 MD는 국내에서 풀오픈탭 맥주를 출시한다면 화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곧 맥주 제작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국내 수제맥주 1세대 수제맥주 제조기업인 '플래티넘브루어리'와 협업해 풀오픈탭 형태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제품이 단순히 풀오픈탭으로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재밌는 맥주'로 알려지길 원했다. 이에 따라 고안한 것이 수류탄 디자인이다. 맥주를 수류탄처럼 디자인해 뚜껑 전체를 여는 과정을 수류탄을 해체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수류탄 디자인에 맞춰 펑 소리가 나는 청각적 요소도 투입했다. 아사히 생맥주캔이 뚜껑을 따는 순간 올라오는 거품으로 시각적 효과를 줬다면, 수류탄 맥주는 생일 폭죽 소리와 같은 소리를 통해 청각적 효과를 강조했다. 90~100 데시벨 수준의 소리로 청각적 재미를 제공하고, 맥주의 청량감도 살렸다. 

펀슈머(Fun+Consumer·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 유행에 맞춰 FPS 온라인게임 서든어택과의 콜라보도 기획했다. 장 MD는 "어렸을 적 서든어택을 즐겨했던 기억이 있어 콜라보를 제안했다"며 "서든어택에서 수류탄을 던질 때 '파이어 인더홀'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는데, 그런 대사를 떠올리면서 마셔도 소소한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U 앞에서 장주현 BGF리테일 주류 MD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CU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은 15만캔만 한정 수량으로 생산된다. 고차원적인 공정상의 이유로 한번에 많은 양을 만들기 어려워서다. 수류탄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장 MD를 비롯한 CU와 플래티넘맥주는 1년 6개월간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생산과정에서 특히 힘들었던 것은 캔 뚜껑과 몸체를 기계로 결합하는 일이었다. 국내산 맥주캔과 수입해온 풀오픈캡 캔의 사이즈가 달라 문제가 됐다. 장 MD는 "풀오픈캔의 뚜껑과 본체 결합을 위해 캔 결합 기계의 설정값을 바꿔야 했다"며 "기계 제조국인 이탈리아에서 기술자를 초빙해 기계 설정값을 조정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여러 고비를 넘겨 빛을 본 수류탄 맥주는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되며 호응을 얻었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재생산 계획도 논의 중이다. 장 MD는 "주류는 오롯이 즐거움 위한 도구"라며 "수류탄 맥주를 마시며 한 번이라도 더 웃고, 한 번이라도 더 친구나 지인들과 유쾌하게 얘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CU는 주류 사업에 열심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주류 전담 부서인 주류TFT를 신설하고 맥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종에서 차별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장 MD에 따르면 주류TFT 신설로 MD 별 카테고리가 세분화돼 시장을 깊이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장 MD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MD는 상품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초코파이, 단지바나나 우유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스테디셀러를 만들고 싶다"며 "스테디셀러를 만듦으로써 주류하면 CU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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