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신사동 본사 TWUC서 CJ제일제당과 팝업스토어 열어
과거 티몬 오프라인 매장 운영···“오프라인 염두한 것은 아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큐텐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로 연합군을 만들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가 감지된다. 티몬은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오프라인에 힘을 주고 있다. 인수된 기업과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티몬만의 색깔을 갖추려는 의도로 읽힌다. CJ제일제당을 둘러싼 반(反)쿠팡 대열에 참여한 티몬은 소비자들에게 체험형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오는 16일까지 CJ제일제당과 ‘티몬XCJ푸드마켓’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는 티몬이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이는 최초 온·오프라인 연동 팝업스토어다.

티몬XCJ푸드마켓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티몬 카페 TWUC(툭)에서 열린다. CJ제일제당 제품도 직접 맛볼 수 있다. 구매는 티몬 앱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현재 티몬 온라인 버전인 자사앱과 홈페이지에서는 ‘티몬XCJ 올인데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을 펴고 있다. 티몬은 CJ제일제당의 핵심 상품인 햇반, 스팸, 비비고 국탕찌개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티몬이 TWUC에서 CJ제일제당과 팝업스토어를 열고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티몬이 TWUC에서 CJ제일제당과 팝업스토어를 열고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티몬이 TWUC에서 CJ제일제당과 팝업스토어를 열고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티몬이 TWUC에서 CJ제일제당과 팝업스토어를 열고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이날 오전 기자는 티몬XCJ푸드마켓에 방문했다. 티몬 본사에 위치한 해당 팝업스토어는 오전 시간대임에도 소비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티몬에 따르면 이번 CJ제일제당 제품 판매는 최저가로 구성됐다. 또 팝업스토어에서 저녁 시간대는 라이브방송도 같이 진행돼 할인 쿠폰까지 제공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브랜드사와 협업으로 팝업스토어를 열게됐다”면서 “최저가로 판매되고 추가 증정도 많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커머스 기업이 오프라인에서 CJ제일제당 제품 판매에 나선 것은 거의 최초”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 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티몬 팝업스토어에 대해 “통상적인 마케팅 활동”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번 티몬의 행보는 다른 이커머스가 취하지 않은 전략이다. 통상 이커머스들은 기업들과 자사앱으로 협업 마케팅을 연다. 반면 티몬은 이와 달리 옴니채널로 나섰다. 앞서 티몬은 TWUC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연 바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티몬 옴니채널 전략에는 큐텐 그룹사와의 시너지 고민이 묻어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지속되는 적자를 개선하면서도 경쟁사와 차별점을 내세워 티몬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집중하려는 모양새다.

타몬 실적 추이. / 자료=티몬, 표=김은실 디자이너
타몬 실적 추이. / 자료=티몬, 표=김은실 디자이너
티몬 앱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사진=티몬 앱 캡처
티몬 앱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사진=티몬 앱 캡처

티몬은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계획된 적자를 표방하는 쿠팡과는 다르다. 쿠팡은 물류센터를 지어 로켓배송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다가 최근 3분기째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티몬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오히려 매출을 뛰어넘으며 적자를 내고 있다. 티몬 영업손실은 2020년 631억원에서 지난해 1526억원으로 2년새 2배 이상 늘었다.

그간 매각이 거론됐던 티몬은 결국 지난해 9월 큐텐 품에 안겼다. 큐텐과 인수합병 후 티몬은 새로운 경영 체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또 티몬은 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CPO) 자리에 위메프 출신 이경근 CPO를 선임하며 일명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특히 큐텐은 이커머스 연합군으로 각 플랫폼별 장점을 살려 전문화하려는데 주력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티몬은 해외직구, 인터파크커머스는 도서 등 콘텐츠, 위메프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관 등으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구축하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티몬이 이커머스 최초로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티몬은 지난 2018년 위례신도시에 첫 오프라인 매장 ‘티몬 팩토리’를 개장한 바 있다. 그간 온라인으로 판매했던 티몬의 신선식품과 인기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선보인 개념이다. 당시 티몬은 2016년 생필품 쇼핑서비스 ‘슈퍼마트’의 이동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팝업스토어 역시 오프라인 매장 재진출을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티몬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본사 공간을 활용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TWUC에서 브랜드 연계 프로젝트는 계속할 예정이지만, 오프라인 매장 오픈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