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직원들 “안 수석은 장관 고사할 것”···윤 대통령 신임 두터워 발탁 가능성 배제 못 해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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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만 54세가 되는 안상훈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이 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발탁될지 주목된다. 그는 수석비서관에 만족하고 복지부 장관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능력을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 발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3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안상훈 사회수석은 오는 15일로 만 54세가 된다. 지난 1969년 5월 15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안병규씨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난해 5월 대통령실에 사회수석으로 입성하기 전까지 빈번하게 현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다. 서울 현대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88학번)를 졸업한 후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이후 모교인 서울대 사복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학계 경력을 쌓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미 그의 능력과 실력은 검증을 받았다.  

안 수석은 지난 2021년 8월 당시 대선을 준비하던 윤석열 후보 정책자문단에 합류했다. 알려진 대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둘째 사위인 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검찰 선배인 김 전 실장에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학력과 경력에 정무감각까지 갖춘 안 수석이 지난해 3월 윤 대통령 당선 후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초 안 수석이 복지부 장관에 거론된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은 장관을 원하지 않았고 인사검증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수석비서관에 비해 비교적 빨리 사회수석에 내정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관측은 현재 복지부 직원들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부에서는 그가 복지부 장관을 희망하지 않으며 결국 하마평에만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예상의 근거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과 달리 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친다는 점이다.

관가 관계자는 “현 정부 초기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장관 후보자가 대통령으로부터 지명을 받았지만 의혹만 받고 물러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안 수석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대부분 학계에서 활동했던 안 수석에게 문제가 될 만한 것은 현재로선 없다. 오히려 서울대 교수 시절 하루 16시간을 공부했다는 소문이 알려지는 등 그의 강한 학구열은 높이 평가받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A씨가 어떤 사람이냐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A씨를 어떻게 보느냐도 중요할 수 있다”며 “왜 장관을 하지 않으려 하는지는 안 수석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 이명박 정부 이후 임명된 복지부 장관 중 현직 수석비서관이 영전해 취임한 사례는 한 명도 없다. 그동안 하마평은 무수히 많았지만 실제 임명 사례는 없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수석을 보좌하던 박민수 비서관도 복지부 차관으로 영전했고, 며칠 전 윤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에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비서관을 차관에 임명한 사례가 있듯이 향후 수석을 장관에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안 수석과 함께 차기 복지부 장관에 거론되는 인물은 적지 않다. 이중 복지부 차관을 역임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인사 관행은 기획재정부 제2차관→국무조정실장→경제부처 장관이었다. 행정고시 28회 출신 방 실장은 기재부 2차관→복지부 차관→한국수출입은행장→국무조정실장 경력을 밟은 특이한 케이스다. 중간에 공백도 있었다. 

관가 관계자는 “동일한 기재부 출신이라고 방 실장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비교하는 시각이 있는데, 방 실장은 기재부에서 예산실장과 2차관을 역임했고 조 장관은 두 자리를 모두 못해 차이가 크다”며 “방 실장의 고교 직속 후배가 복지부에 건재한 반면, 그의 질책을 받고 파견 나갔던 관료도 남아있어 흥미있게 차기 장관 구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대통령실 근무가 1년을 넘긴 안 수석의 거취에 향후 지속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만약 그가 장관을 포기할 경우 사회수석으로 장기 근무하거나 또 다른 기관장 발령 가능성도 관측된다. 복지부 퇴직자는 “검찰과 기재부 출신을 선호하는 윤 대통령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도 차기 장관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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