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4918억원, 지주사 전환 후 최대 실적
“2030년까지 18조원 투자”···4대 신사업,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 기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 사진=롯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 사진=롯데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롯데지주가 코로나19 악몽에서 탈출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실적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자회사의 실적개선을 통한 배당수익 확대로 이익이 늘어나면서, 롯데지주는 곳간에 쌓이는 자금을 지속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 투자 및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성장동력 관련 사업의 성과가 언제 나타날지, 성공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6억원, 491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1%, 영업이익은 127.3% 증가한 수치다.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선 연도별 영업이익은 ▲2018년 984억원 ▲2019년 1749억원 ▲2020년 1562억원 ▲2021년 2164억원 등이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개선과 롯데칠성음료의 신규 편입 등 사업구조 효율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브랜드 사용료를 올린 것도 이익증가에 한 몫을 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부터 자회사들의 브랜드 사용료를 기존 0.15%에서 0.20%로 올렸다.

증권가는 롯데지주의 실적 상승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강원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롯데건설은 회사채 발생 등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초 메리츠금융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유동성 경색 우려가 해소됐다. 메리츠증권 주도로 메리츠금융이 9000억원, 롯데그룹이 6000억원을 출자하는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조성됐다. 이 자금은 롯데건설이 진행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채권 매입 등에 쓰였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악재로 꼽히던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해소는 주가 및 실적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 자회사의 실적 회복세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6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롯데지주는 늘어난 이익을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헬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분야의 투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에 투자될 금액은 오는 2030년까지 1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4가지 분야 중 롯데가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헬스앤웰니스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확보해 설립한 기업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상위 10대 바이오 위택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한다. 개인별 진단을 통해 이용자에 구매가능한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가 그동안의 신사업 투자 노력이 결실로 나타날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성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 함께 신성장동력 분야도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금과 인력 등 경영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신규 분야에서 가시화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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