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시달렸던 롯데GRS, 지난해 흑자 전환 가시화
롯데리아·엔제리너스, 성장 한계···후발주자로 컨세션 사업 나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적자에 시달리던 롯데GRS가 흑자 전환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때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롯데GRS는 차우철 대표의 ‘새로운 경험’ 요구에 따라 재도약에 나섰다. 롯데GRS의 핵심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엔제리너스가 경쟁사인 맥도날드, 스타벅스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롯데GRS는 컨세션 사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한계에 마주한 롯데GRS가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최근 기업 이미지 개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을 이유로 연임에 성공한 차 대표는 “기존 프랜차이즈에 대한 기본은 지키되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자”고 강조했다.

롯데GRS 실적 및 차우철 대표. / 자료=롯데지주,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GRS 실적 및 차우철 대표. / 자료=롯데지주, 표=김은실 디자이너

우선 롯데GRS는 엔제리너스의 특화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2021년 간편한 식사와 디저트를 선호하는 고객 소비 트렌드에 맞춰 베이커리 특화매장을 선보인 이후 지역 유명 제빵 브랜드와의 컬레버 매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의 베이커리 매장은 경쟁사와 달리 오전에 만든 베이커리 제품을 커피와 만나볼 수 있도록 메뉴 및 공간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고객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받고 있다. 현재 엔제리너스는 20점가량의 베이커리 전문점을 확보했고, 매출은 기존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롯데리아다. 롯데GRS는 한때 롯데리아를 내세워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외식전문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적자에 시달리며 부진을 겪어왔다. 특히 롯데리아는 햄버거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맘스터치에게 국내 매장수 1위 자리를 뺏겼다.

롯데리아는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중에서 최장수 기업이지만, 그만큼 가성비 위주의 전략으로 ‘저렴해서 먹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롯데GRS는 플래그십스토어, 특화매장 출점, 메뉴 품질 및 이색 버거 출시 등으로 롯데리아 리브랜딩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

실제 롯데GRS는 2015년부터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이후 2018년 롯데GRS는 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2021년에는 2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리아 제1호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 사진=롯데GRS
롯데리아 제1호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 사진=롯데GRS

여기에 일본 롯데리아는 일본 최대 외식 대기업 젠쇼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SNS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의 자금 융통 때문에 팔린 것이 아니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일본에서 지난해 점포수 310개로 맥도날드(2937개), 모스버거(1249개), KFC(1130개)로 4위에 머물러 있다. 또 국내에서 롯데GRS는 지난 10일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2년 만기 사모채 1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6.5%로다. 강제상환옵션은 현재 신용등급보다 2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 상환해야 한다.

롯데GRS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내부에서는 지난해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햄버거, 커피숍은 국내 시장에서 포화인 상태라 성장 한계에 마주했다. 이로써 롯데GRS는 컨세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했다. 롯데GRS는 지난해 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을 주 업무로 하는 신규 법인 하남씨엔에프를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컨세션은 공항이나 병원, 역사 등 다중이용시설에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해 관리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현재 롯데GRS는 병원, 공항에 컨세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최근에는 휴게소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확정지었다. 장소에 따라 ‘더푸드하우스’와 ‘스카이31 푸드 에비뉴’ 등 2개 브랜드로 운영했던 브랜드명도 플레:이팅으로 통합했다.

다만 컨세션 사업은 이미 아워홈, SPC삼립, 풀무원 등이 선점한 상태라 후발주자인 롯데GRS가 컨세션 사업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GRS는 컨세션 사업에 직접 개발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오는 2027년 오픈 예정인 하남드림휴게소 환승형 복합 휴게시설 개발 민자유치사업 협약식을 맺고 컨세션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영역 창출할 계획”이라며 “오랜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매장 조성에 힘썼고, 선택지의 다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 개발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고객이 먹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고자 지속적인 트렌드 조사, 고객 니즈 파악 등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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