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위험 적은 대출 비중 높여 수익성 개선 및 연체율 안정화
담보 있고 부실 위험 작아 건전성 관리 부문 개선 가능성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시 수익 구조 등 부작용 발생 지적
인터넷전문은행 간 치열한 경쟁 예고···토스뱅크만의 차별화가 관건

토스뱅크 연체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연체율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가 오는 상반기 목표로 하고 있는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통해 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담보가 있고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대출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연체율을 안정화하겠다는 전략인데 일각에서는 아직 대출 기반이 탄탄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수익 구조 등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관련 작업에 돌입했다. 토스뱅크는 여신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이자 수익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토스뱅크가 주택관련 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주택 관련 대출이 은행의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 관련 대출은 지난 1월 말 기준 시중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 중 75.8%를 차지하는 주요 대출 상품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취약했던 전세대출·주담대의 비중을 늘리며 부실 위험이 적은 대출의 비중을 높여 건전성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최근 1년 새 연체율이 급증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토스뱅크의 전세대출 상품 출시는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토스뱅크 연체율은 0.3%로 1분기(0.04%)에 비해 0.26%포인트 상승했다. 직전 분기(0.15%)와 비교하면 2배 증가했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인 44%까지 감안하면 건전성에 부담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2년 4분기 말 연체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1.35%, 총 자본은 8425억원으로 집계됐다. BIS 자기자본비율의 경우 2021년 말 36.7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 건전성을 보여준다. 숫자가 높을수록 은행 재무 상황이 좋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연체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건전성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단순 신용 대출보다는 담보가 있고 부실 리스크가 적은 전세대출 상품이 좋은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 요소로 최근 경직된 부동산 시장을 꼽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에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현재 주택 대출 잔액은 감소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3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700억원 줄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2014년 1월) 이후 9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월세 전환 등 전세 거래량 자체가 감소한 데다 전세 가격도 2년 전보다 낮은 역전세 상태가 전세자금 대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치열한 경쟁으로 전세자금 시장에서 토스뱅크가 자리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대출 금리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전세대출 시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의 상황이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하면서 3.72%~5.23%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별판매(특판),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특판을 진행 중이다. 전·월세보증금 특판으로는 최저 3.42%, 개인사업자대출로 최저 4.68%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들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8%에 육박하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찾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더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전세대출 금리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토스뱅크 관계자는 "다른은행도 비슷하지만 전세대출 상품은 준비 기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며 "주택 관련 정책 변경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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