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상생·상식·자율성·수평적·새로움 등 키워드로 제시

21일 오후 3시40분께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발대식에서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희 구성원들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석 기자
21일 오후 3시40분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발대식에서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희 구성원들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석 기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주요 민간기업과 공기업 사무직 노조가 모인 노동조합 연합단체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새로고침)이 21일 오후 3시 발대식을 열었다. 8개 기업 노조원 4492명이 참여하는 새로고침은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이 벌여왔던 정치 투쟁을 지양하고 건전하고 올바른 노조 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의장(LG전자 사람중심 노조위원장)은 이날 발대식에서 "나머지 86%의 근로자는 노조가 생소해서 또는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새로고침의 궁극적 목표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사가 상생하고 함께 나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8개 노조가 새로고침을 출범시킨 것은 노조 본질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그간 양대 노총이 정파성 활동에 치중하며 국민적 거부감을 키운 것과 달리 공정한 평가에 기반을 둔 성과형 임금, 투명한 노조 운영 등에 힘쓰겠다는 취지다. 

유 의장은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의 불합리함을 타파하고 노조원의 권익 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노조의 주 역할이라 믿는다"며 "서로 다른 사업장의 노조가 이 자리에 뭉친 건 기업 단위 노조가 해결할 수 없는 불공정, 불합리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시영 새로고침 부의장도 "어떠한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노조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불필요한 정치 편향적 구호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새로고침은 공정과 상생, 상식, 자율성, 수평적, 새로움 등 키워드를 제시하며 앞으로 노조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자율성, 수평적 가치는 조직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8개 노조에서 선출된 위원은 모두 평등한 권한을 지닌다. 의장과 부의장은 업무 효율성을 위해 부여한 직책일 뿐 어떠한 권한은 없다는 게 새로고침의 설명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 김기봉 전국노동조합총연맹 상근고문,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를 대리한 한용현 법무법인 해날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축사에서 새로고침이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노동개혁 방향과 큰 흐름을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노동조합의 투쟁 과잉과 깜깜이 회계에 대한 국민 비판이 상당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법치주의, 회계 투명성 확보가 노동개혁의 첫걸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며 "새로고침은 조합원의 땀방울로 이뤄진 노조 회계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고침이 국민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고침이 당장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섭 창구 단일화제도 탓이다. 사업장 내 2개 이상 노조가 설립된 경우 과반수 노조 하나만 교섭권을 갖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