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관장 측, 법원장 출신 변호사 새로 선임···보강 넘어 전원 교체 가능성도
항소심 재판부 내달 9일 첫 준비기일 예정했다가 기일변경명령
분할 청구된 SK주식 특유재산 여부, 노 관장 가사노동 기여도 등 쟁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법원장 출신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며 대리인단을 보강했다. 최태원 회장은 1심 대리인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클라스의 김기정(61·사법연수원 16기) 대표변호사는 전날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가사3-1부(조영철, 황병하, 김우수 부장판사)에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1990년 수원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치고 법원도서관장, 서울서부지방법원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30년 동안 민사, 형사 및 행정소송 등을 담당한 고위법관 출신이다. 지난 2016년에는 이인복 전 대법관 후임 인선 과정에 대법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심에서 재산분할 청구가 대부분 기각된 노 관장은 법적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리인을 추가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1심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던 나머지 변호사들은 아직 소송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대리인단 보강을 넘어 전원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반면 최 회장은 1심 대리인단은 변동이 없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김현석(57·20기)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 변호사와 가사 및 상속 사건에 강점을 지닌 법무법인 원의 유선영(61·17기), 조숙현(51·30기), 강윤희(41·38기), 오지헌(42·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가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배인구(55·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도 1심에 이어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에이치엘의 한철웅(38·41기) 변호사도 참여한다.

SK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1심 결과를 이끈 대리인단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은 오는 3월9일 첫 준비기일이 지정됐다가 변경됐다. 재판부는 이날 기일변경을 명령하고 구체적인 날짜는 지정하지 않았다.

앞서 1심인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현정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6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낸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한다”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 원을,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분할 청구가 기각된 SK주식(최 회장 소유 17.5% 중 42.49%, 시가총액 기준 약 1조 원)이 특유재산에 해당하는지, 노 관장의 내조와 가사노동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유재산이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의미한다.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과 부부 일방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일방의 재산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일방 또는 쌍방이 그 재산의 대가를 부담해 취득한 것이 증명되면 특유재산 추정이 번복된다.

노 관장 측은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배제한 1심 판결은 내조·가사노동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는 최근 판례와 재판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이라며 항소했다. 또 재판부가 기업 경영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며 법률적 판단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의 이같은 주장은 모두 1심에서 충분히 심리된 부분이고, 노 관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최 회장의 대리인은 노 관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의견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88년 9월 혼인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이혼 의사를 밝혔다. 또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2018년 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을 반대했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반소를 내고, 위자료 3억원과 SK주식 등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