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경총 회장 모두 경험···재계 목소리 적극 전달해 줄 인물이라는 평가

지난해 3월 2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2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물색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거론돼 주목된다. 손경식 회장은 6년 전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로 위기를 겪을 당시에도 물망에 오른 바 있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차기 회장에 관심이 쏠리는 건 허창수 회장이 아닌 다른 인물이 전경련 수장을 맡게 되는 것 자체가 12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11년부터 쭉 전경련을 이끌어왔다. 국정농단 사태 때 제 3의 인물들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국 허 회장이 계속 맡게 됐다. 이번엔 허 회장이 분명하게 사의를 표한 만큼, 전경련은 어떻게든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과거에도 차기 회장 후보로 부각됐던 손 회장이 다시 한 번 부상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17년 차기 전경련 후보로 거론됐으나, 당시 결국 허 회장이 연임했다. 손 회장은 이듬해인 2018년 경총 회장이 됐다.

재계에선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 후보가 되는 것 자체가 현실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손경식 회장은 과거에도 회장후보로 물망에 오른 바 있는데, 전경련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전경련이 적극적으로 추대하려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이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꼽힌다. 우선 연륜과 관련한 부분이다.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했던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전경련 차기 회장은 비중 있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적임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 시각인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인물들도 거론되나 사실상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말그대로 ‘CJ 사람’이지만 최근 약 20년 가까운 시간을 대한상의 회장, 경총 회장 등 경제단체장을 맡으며 살아왔다. 전경련 수장으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손 회장 추대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재계 목소리를 강하게 전달해줄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때부터 대한상의가 재계 대표단체로 부각되지만, 중소기업까지 포괄하고 있어 대기업 특성에 맞는 목소리를 전달하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기업 인사는 “전경련이 과거 위상을 되찾는 방법은 더욱 적극적으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라고 불리울 정도로 중대재해처벌법 등 재계 주요 이슈들과 관련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손 회장이 현 시점에 전경련 회장으로 등판한다면 조직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손 회장 추대와 경총과 전경련의 통합을 불가분의 문제로 이야기하지만, 손 회장이 양 단체의 장을 동시에 맡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편 차기 전경련 회장을 누가 맡게 될 지 여부는 이웅렬 전경련 회장후보 추천위원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단 만장일치제였던 차기 회장후보 선정을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진행하는 것은 이웅열 추천위원장에게 전권을 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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