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기 요소 집중···이후 경쟁요소 강화할 듯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넥슨이 19년 만에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한 멀티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출시해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섰다.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카트라이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처음 접한 이용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프리시즌 기간에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정규시즌부터 경쟁 요소를 개선하겠단 방침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실행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고품질의 그래픽이다. 4K UHD 그래픽과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적용해 원작의 트랙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월드 강남 스트리트’를 비롯해 사막, 빙하, 광산 채굴장, 용암동굴 등 다양한 장소에서 주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월드 강남 스트리트'. / 사진=넥슨

게임 모드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쟁을 펼치는 스피드전과 각종 아이템을 활용하는 아이템전으로 구성돼 있다. 이전엔 라이센스를 획득해야 스피드전을 즐길 수 있었지만, 신작에선 이러한 제약을 없앴다. 대신, 라이센스 획득에 따라 주행할 수 있는 트랙이 결정된다. 

◇ 허들 낮췄다...쉬운 조작과 꾸미기 기능 ‘강조’

원작과 달라진 점은 꾸미기 요소가 주요 콘텐츠로 추가됐단 점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주행용 차량인 카트바디를 원하는대로 도색하는 ‘리버리’ 기능을 탑재했다. 기본적으로 차량의 전체 색상과 포인트 색상을 변경할 수 있다. 차량의 바퀴와 번호판 등도 교체 가능하다.

여기에 스티커를 활용해 단 한 대뿐인 카트를 만들 수 있다. 스티커의 모양과 색상, 크기를 제작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이용자들이 직접 꾸민 리버리를 뽐낼 수 있도록 ‘리버리 콘테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캐릭터의 선택지 역시 넓어졌다. 다오, 배찌 등 원작에서 등장한 캐릭터를 비롯해 총 16종의 캐릭터를 제공한다. 캐릭터는 일반, 고급, 희귀 등급으로 구분돼 있지만, 등급에 따른 성능 차이는 없다. 꾸미기에만 온전히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 이용자를 위한 편의성 기능도 돋보였다. 조작 설정에서 자율주행 기능과 자동전진 기능을 탑재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드리프트 각도를 완만하게 보정하는 드리프트 어시스트, 주행 시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 낙하 방지벽 기능을 제공한다. 가이드라인을 표시해주거나 아이템 사용 추천 등 보조 기능도 있다.

AI 매칭 기능도 달라진 점이다. 처음 게임을 접한 이용자가 기존 이용자와 매칭됐을 경우 발생할 실력차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비슷한 레벨의 이용자끼리 매칭해 주는 시스템이다. 

실제 게임을 해보니 전세계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영어, 일본어, 한자로된 아이디를 가진 이용자를 만날 수 있다. 각 이용자들이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는지도 알 수 있는데, PC와 모바일 플랫폼 간의 주행 속도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가끔 상대방이 순간 이동을 하는 현상이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 느린 속도·동일한 성능 아쉬워...“정규시즌 개선”

원작인 카트라이더는 출시 19년 차를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오랜 기간 서비스하면서 기존 이용자들과 신규 이용자들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높은 진입장벽으로 결국 넥슨은 원작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이 때문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신규 이용자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게임 장면. / 사진=김현준 PD

쉬운 게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속도가 느리단 점이 불만사항으로 꼽혔다. 스피드전의 경우 오로지 속도로 겨루기 때문에 이런 불만이 나온다. 스피드전에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속도를 높이는 부스터 게이지가 찬다. 드리프트를 사용했을 때 더 빨리 차게된다. 하지만, 신작에선 원작보다 속도가 느리며, 부스터 게이지가 빨리 차지 않는다. 

또 카트의 성능이 모두 동일해서 게임의 재미를 오히려 반감했단 지적도 나온다. 원작은 엔진 단계가 높아지면서 카트바디가 점차 강력한 성능을 지니게 되는 구조다. 카트에 따라 다른 성능을 갖고 있어 게임 모드나 트랙에 따라 카트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카트는 오로지 개성을 나타내는 요소로만 작용한다. 

넥슨은 연내 정규시즌을 오픈해 카트 성능 업그레이드 및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프리시즌에선 신규 이용자 확보에 집중하고, 정규시즌부터 카트의 속도, 부스트 지속 시간 등 여러 항목을 업데이트하겠단 것이다. 

카트의 성능은 100% 확률로 업그레이드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일회성 구매인 시즌패스로 설계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배제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점에는 캐릭터나 카트 치장 아이템 및 시즌패스만 판매하고 있다. 낮은 과금 모델로 글로벌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겠단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