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IG넥스원·풍산, 국내 방산기업 천검 개발 총출동
올해 양산규모 3400억원, 헬기 이어 장갑차·전투기에도 천검 탑재

공대지 미사일 '천검'. /사진=국방과학연구소
공대지 미사일 '천검'.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천검’은 국내 최초의 공대지 미사일이다. 한화 방산 계열사와 LIG넥스원, 풍산 등 국내 기업이 연구개발에 다수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천검을 통해 향후 10년 안에 20조원대로 커질 대전차 미사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천검은 소형무장헬기(LAH)의 주력무장으로 장착하기 위해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년2개월간 개발이 진행됐다. 개발비용은 총 1600억원이다.

천검은 ‘하늘의 검’이란 뜻으로 영문으로는 ‘탱크 저격수(Tank Snipers)’를 줄여 ‘TAIPERS’라고 표기한다. 천검의 개발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LAH의 공대지 미사일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천검은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상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모드탐색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높은 탐지 성능을 보유했다. 표적을 지정하고 발사하면 목표까지 자동으로 가서 타격하는 유도 능력도 장점이다. 한화 방산 계열사는 천검 개발에서 체계통합을 담당했다. LIG넥스원은 이중모드탐색기를, 풍산은 탄두 연구에 참여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천검의 국산화율은 96% 이상”이라며 “올해부터 LAH용으로 생산될 천검 규모는 3400억원 수준이다. 향후 추가 양산과 파생형 모델 개발, 해외 수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방위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LAH 외에도 K21 장갑차에 개량형 천검 미사일을 장착해 해외 군 관계자 앞에서 시범 사격을 보인 적도 있다”며 “여러 무기 체계와의 시너지도 빠른 시간 안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천검 개발에 참여한 기업 중 한화 방산 계열사의 핵심인 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봤다. 천검의 주제작사인 동시에 K21 장갑차의 생산도 한화 방산 계열사에서 제작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천검이 대전차 미사일 시장에서 조금씩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해당 글로벌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 157억달러(약 2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 27만개의 미사일이 생산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LAH와 장갑차 외에 KF-21 전투기와 함정에도 천검이 탑재되기 시작한다면 육·해·공 무기의 국산화가 마침내 이뤄지는 것”이라며 “방위사업청은 올해 천검의 생산량을 지켜본 후 투자 규모를 계획보다 더욱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