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0억→2022년 170억 달러, ‘가성비’ 높은 韓 무기 세계 각국서 선호
정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목표···투자금 확대·법 개정으로 전폭 지원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K-방산 전성시대다. 국내 방산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영향과 미·중 패권 경쟁 등 불투명한 국제정세에 무기 수출액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21년 70억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17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새해부터 국산 무기를 찾는 국가가 줄을 이으면서 수출 200억달러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3일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2021년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8%다.

앞선 2012~2016년과 2017~2021년의 수출액을 비교하면 177% 늘어나, 성장률 1위 국가에 올랐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상대국은 ▲필리핀 16% ▲영국 14% ▲인도네시아 16% 등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가 수출액의 63%를, 유럽이 24%를 각각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이 나타난 셈이다. 올해는 세계 각국의 방위산업비 증가 추세와 한국산 무기의 가성비 호평 등에 힘입어 방산 수출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은 200억달러(약 24조6800억원)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수출 성과에 따라 우리보다 수출규모가 많은 이탈리아(3.1%)와 영국(2.9%)을 제치고 세계 6위의 방산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한화 방산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은 국내 방산업계의 대표 기업들이다. 이들은 각 기업의 핵심 무기를 중심으로 수출 활로를 넓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화의 대표 무기는 K9 자주포다. KAI는 FA-50 전투기, LIG넥스원은 공대지 미사일 ‘천궁-II’, 현대로템은 K2 전차 등이다.

정부는 방산업계가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하자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2027년까지 방산 수출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무기 및 체계 개발 지원을 위한 투자금 확대와 방위사업계약법 제정 등의 법·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가계약법(국계법)의 경우 단순한 조달 사업에는 문제가 없지만 규모가 크고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첨단무기체계 연구개발(R&D)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국계법상 지체상금 면제는 ‘계약 상대자의 책임이 없는 사유’에만 가능해, 개발에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방위산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에 국계법 대신 방위사업계약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새로 제정할 해당 법안은 지체상금 감면이나 계약 변경이 개발 상황에 따라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방산기업 관계자는 “방위산업이 어느 때보다 호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 국계법은 연구개발 성과를 방해하는 요소”라며 “하루 빨리 새 법안이 제정돼 신무기 개발에 탄력이 붙어야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 성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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