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 최근 CJ인사에서 글로벌 및 신사업 전략 이끌 주요 보직 맡아
"빠른 산업구조 변화가 세대교체도 앞당기지만 경기 침체 상황이 변수 될 수 있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 사진=각 사, 편집=김은실 디자이너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 사진=각 사, 편집=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올 한 해 재계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포인트 중 하나는 젊은 오너일가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약진이다. 이들은 최근 인사를 통해 승진하거나 주요 보직을 맡으며 그룹내 영향력을 키움과 동시에 능력을 평가받아야 할 상황이 됐다.

지난 24일 CJ그룹 정기인사에서 재계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 1990년생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 경영리더의 보직변경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보직이 바뀌게 됐다. CJ제일제당 측은 “이선호 경영리더는 식품전략기획1담당으로 있으면서 미국 슈완스 법인과 CJFood 법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는 등 미주사업 대형화의 기반을 구축하고, Plant-based 식품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식품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보직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복귀 이후 이 실장의 영향력 확대는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해 1월 CJ제일제당 부장으로 복귀, 이후 ‘임원급(경영리더)’로 승진했다.

비록 승진이 아닌 보직변경에 불과하지만 해당 자리의 역할을 생각하면 사실상 승진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본사조직을 글로벌 헤드쿼터(HQ)와 국내사업 조직으로 이원화 했다. 사실상 글로벌 공략에 힘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식품성장추진실은 이 글로벌 헤드쿼터 내에 신설된 조직이다. 만두, 김치, 치킨 등 CJ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핵심이 될 제품들을 통해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실장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인수합병(M&A), 미래 먹거리 발굴, 스타트업 투자 등을 주도하게 돼 사실상 본인의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펼칠 기회를 갖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세대교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올해는 80~90년대생 오너일가 3세들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1983년생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역시 올해 들어 그룹 내 영향력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올해 3월엔 등기이사에 올랐고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을 한 후 더욱 영향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한 재계 인사는 “3세들은 글로벌 및 미래 먹거리 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해 가며 평가를 받는다”면서 “대부분 해외파라 해외시장 공략에 있어 이전 세대보다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 3세들의 면면을 보면 사실상 전부가 해외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하버드 정치학과, 이선호 실장은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 출신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1991년생 서민정씨는 코넬대에서 경제학을, SK 장녀 1989년생 최윤정씨는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내년까지 예상되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침체 상황은 경영능력을 보여주기 어려운 조건일뿐더러 위기관리 노하우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젊은 재계 3세가 약진하면 CEO 및 경영진까지 모두 젊어지게 된다”며 “최근 몇 년 새 빠른 산업구조 변화가 젊은 3세들의 약진을 이끌었는데,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이들이 경기침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지가 변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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