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프로맥스 LTPO 추가 수주
LGD 양산 못해 수혜 전망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애플이 최근 공개한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에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이 적용되는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주문량이 늘고,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이 제품을 양산하지 못하고 있어 물량을 추가로 따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프로 라인업 패널 점유율은 80% 이상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제품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LTPO 패널을 추가로 수주했다. 물량은 10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은 LTPO 패널 추가 증산 협의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 중 기본형과 맥스에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 패널, 프로 라인업에는 고주사율 구현에 이점이 있는 프리미엄 제품인 LTPO 패널이 적용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4 프로 라인업 수요가 증가 추세여서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LTPO 물량을 추가 발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도 늘어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후공정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상반기 가동을 중단한 액정표시장치(LCD) L7-2 라인을 중소형 OLED 공장으로 전환해 LTPO 생산력을 늘렸다. 지난해도 A3 공장의 LTPS 라인을 LTPO 용도로 전환하는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애플이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성능을 강화하면서 해당 기종의 주문량 급증이 패널 물량 추가로 이어지고 있단 평가다. 최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6 바이오닉’ 탑재, 메인 카메라 화소 수 상향, 노치(화면이 움푹 파인 부분) 디자인 제거 등은 프로 라인업에서만 이뤄졌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판매량 전망치가 4700만대로 전작보다 약 27% 증가하고, 전체 시리즈 판매량(7550만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아이폰14 프로맥스용 LTPO 패널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단 점도 삼성디스플레이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2000만장에 가까운 프로맥스용 패널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양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패널 납품 시점은 다음달 이후로 점쳐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TPO 패널은 기존 LTPS 대비 노광 공정이 3단계 이상 필요하고, 상당히 까다로운 열 처리 노하우도 요구되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높다”며 “LG디스플레이는 LTPO 제품 양산이 처음이고, 펀치홀(동그란 카메라 구멍 노출) 디자인도 추가 적용된 만큼 수율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프로 라인업 패널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프로와 프로맥스를 합산한 삼성디스플레이의 LTPO 물량은 3000만대 수준으로 60% 초반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1000만대가 추가되면서 20%포인트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단 관측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출하되는 아이폰14용 OLED 패널 3400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는 82%, LG디스플레이는 12%, BOE는 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BOE는 아이폰14 기본형 모델에만 패널을 납품한다.

업계 관계자는 “LTPO 패널은 고부가가치 패널인 만큼 매출 증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애플 물량 증가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하반기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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