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본 대표 재계단체 게이단렌 회장 및 부회장 연달아 회동
전경련도 게이단렌과 3년 만에 한일재계회의 개최하며 양국 협력방안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한일 경재계가 연달아 회동하며 협력방안 모색에 나섰다. 지난 정권 당시 정치권의 신경전으로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기업인들의 교류로 훈풍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일본 대표 재계 단체 게이단렌의 도쿠라 마사크즈 회장(스미모토화학 회장)과 5일 히가시와라 토시아키 부회장(히타치그룹 회장)을 연달아 만나 오찬회동을 했다. 이들은 양국 기업 간 교류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할만한 양국 재계 인사들이 만나 회동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해 거래선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행보와 별도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일본 게이단렌과 함께 양국 간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함께 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4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29회 한일재계회의를 했다. 전경련에선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20명, 경단련에선 토쿠라 마사카즈 회장을 비롯한 5명의 대표가 각각 참석했다. 3년 만에 다시 열린 대면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양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알려진 1998년 한일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 단체는 성명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는 것에 인식이 일치했다”며 “이를 위해 전경련과 경단련(게이단렌)을 비롯한 민간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정권에서 극에 달한 양국의 갈등 관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비자면제프로그램 재개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양국 대표 재계 단체 및 인물들이 연달아 회동하며 민간 교류를 통해 외교관계 개선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국가 간 갈등이 있을 때에도 민간은 어떻게든 교류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외교적 갈등은 명분보다 실리를 우선으로 한 민간을 통해 풀 실마리를 찾기가 더 수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수 전경련 아태협력팀장은 “일본은 부품 및 소재에 강점을 갖고 우리는 제조에 있어 강점을 갖는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글로벌 서플라이체인과 관련해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