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어떤 대미 투자 내놓을지 주목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하는 롯데, 바이오 신사업 통해 호텔롯데 상장 나설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가운데 한미정상회담 기념 기업인 만남에서 롯데그룹이 꺼낼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 미국 투자 계획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지주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바이오 사업까지 나선 만큼, 롯데그룹은 이를 계기로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하고 이튿날 재계 총수들이 참석하는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환영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만찬에서 롯데그룹이 미국 투자 계획을 언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는 현재 미국에서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롯데케미칼 사업을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그룹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 투자를 발표했다.

롯데그룹 유통부문 요약 지배구조. / 자료=롯데,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그룹 유통부문 요약 지배구조. / 자료=롯데, 표=김은실 디자이너

현재 롯데그룹 유통부문은 미국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괌 공항면세점에 진출한 롯데면세점은 괌 법인을 별도 설립해 지역 밀착형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괌에서 150여명 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롯데호텔은 2015년 뉴욕팰리스호텔 인수를 통해 국내 최초 북미 호텔서비스 사업에 진출했고, 지난 2월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킴튼 호텔 모나코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롯데호텔은 미국에서 롯데호텔 괌을 포함해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제과사업을 시작으로 식품과 유통을 핵심으로 했던 롯데그룹은 화학사업, 바이오로 사업을 확대해 유통에서 화학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그동안 식품·유통·케미칼·서비스 등에 한정돼 있어 그룹 성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미래전략 성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 발현이 가능하고,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 엔데믹으로 관광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면세업계가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의 캐시카우로,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연매출 10조원을 넘어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호텔롯데 상장 계획은 2016년 비자금 수사로 철회됐고 2017년 중국 사드보복, 2020년 코로나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약 7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지난해 연말 호텔부문 총괄대표에 컨설턴트 출신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영입해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롯데 지배구조도 2017년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단순화됐다. 롯데쇼핑·제과·칠성·푸드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 하고 롯데제과 투자부문을 존속법인으로 나머지 3개사 투자부문이 합병되는 분할합병을 통해 출점했다. 이후 롯데케미칼과 푸드 지분 취득, 제과와 푸드의 합병, 롯데 헬스케어 신설 등 지분구조 변화 작업이 지속됐다.

특히 롯데지주는 올 초 신동주 SDI코퍼레이션 회장이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고, 신동주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0.94%에서 0%가 됐다. 신 회장이 보유했던 롯데지주 지분은 1%가 채 되지 않지만 이마저도 정리하면서 형제간 다툼을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지주에서는 지분이 정리됐지만 호텔롯데에서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형제의난 이후 잇따른 대외 악재를 극복하고 실적을 회복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멈춰진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지분을 없애고 오너일가→롯데지주→계열사 구조를 완성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대규모 미국 투자를 결정했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모두 6조5000억원으로 이 중 상당수가 미국 현지 생산라인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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