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K 등 외국기업 상장 후 상장폐지 빈번
상장 이후 외국인 대주주 ‘먹튀’ 방지해야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설거지론이라는 신조어의 원조는 사실 주식시장이다. 주가조작 세력들이 주가를 올려놓고 남은 물량을 개미들에게 떠넘기는 과정을 뜻하는 단어로 설거지라는 단어가 꽤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특히 어렸을 적 민족주의 교육을 받은 영향이 아직 남아있는지 설거지한 세력이 외국인이라면 분노가 가중되는 듯하다.

국내 IPO 시장도 외국인들에게 설거지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9년 상장했다가 최근 상장폐지를 신청한 SNK의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농락했다는 기분이 들어 무척 불쾌하다.

SNK는 오락실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회사지만 최대주주는 중국계였다. 국내 증시에 상장할 이유가 없는 회사라고도 볼 수 있는데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허가해줬다.

SNK는 2019년 5월 7일 상장을 통해 1697억원의 공모자금을 국내 증시에서 조달했다. 공모가는 4만400원이었지만 상장 첫날부터 시초가가 9.9% 낮은 3만64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이후 주가가 계속 우하향했다.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한 적이 없다.

그러다 2020년 6월 2일 주당 3332원이라는 폭탄배당을 공시했다. 당시 주가는 1만700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9.8%에 달했다. 7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의 재원은 공모자금이었다. 배당뿐만 아니라 스톡옵션 등으로 나머지 공모자금도 빼돌려졌다. 이후 2020년 11월 SNK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매각됐다. 이후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주당 3만7197원에 공개매수가 진행됐고 결국 최근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IPO 시장에서 공모자금을 모으고 이를 자기 주머니로 빼돌린 것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SNK뿐만 아니라 다른 IPO사례들을 생각해봐도 연고가 없는 외국 기업이 굳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국내 증시는 미국처럼 선진시장도 아니고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곳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이 든다. 2007년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 40개 가운데 14개 기업이 상장폐지됐다. 그 중 12개는 중국기업이다.

최근에는 대형 IPO들의 주요 주주가 외국 자본인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크래프톤이나 카카오 계열사처럼 IT게임 업계에서 중국계 자본이 들어가지 않은 곳은 이제 찾기 힘들 정도다. 

올해 6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컬리의 주주구성을 봐도 한숨이 나온다. 2021년 감사보고서 기준 김슬아 대표의 회사 지분은 5.75%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 미국, 러시아 투자자본의 지분율은 10%를 상회하고 있다.

이번 컬리 IPO는 외국인 주주들의 설거지를 위한 상장일까? 사실 상장보다 상장 이후 행보가 더 궁금해진다. 개인투자자들이 '물리는' IPO가 아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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