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 여전···집단소송 준비 카페에 1600명 이상 가입

'갤럭시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갤럭시S22’ 시리즈에 기본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가 기기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소비자 항의가 빗발치자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4일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소비자 의견에 귀 기울여 제품 안전성 확보와 고객 만족, 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갤럭시S22 시리즈부터 탑재된 원 UI 4.0 업데이트로 GOS 비활성화가 불가능해졌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원성이 높아지자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업데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은 별도로 안내하고, 이상 과열에 따른 기능 차단 등의 안전장치는 작동하도록 설정할 예정이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경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낮춰 스마트폰의 발열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 앱 때문에 고가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긱벤치 개발자 존 풀은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서 GOS 구동시 CPU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성능이 각각 53.9%, 64.2%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성능이 GOS 구동 이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카페도 개설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1600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신제품의 최고 성능을 강조했지만, 정작 갤럭시S22 시리즈는 GOS 앱으로 낮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며 회사 측이 과대광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30대 직장인 윤아무개씨는 “신제품은 발열도 없고 전작보다 좋아졌다고 해서 ‘아이폰’을 쓰다가 사전예약으로 갤럭시S22 울트라를 구매했는데, 성능 제한이 걸려있을 줄은 몰랐다”며 “모바일 게임을 자주 하는 편인데, 갤럭시로 괜히 넘어왔다는 후회가 된다. 발열 관리 때문에 제품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GOS가 게임뿐만 아니라 일반 앱에서도 작동된다는 해외 IT 전문매체 보도도 나왔다. 미국 더버지와 나인투파이브구글 등은 전날 GOS 데이터베이스에는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삼성페이 등도 포함돼 있다며 GOS가 약 1만개의 앱 성능을 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GOS가 게임 이외 앱에서 작동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게임을 할 때만 작동한다”고 선을 그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과거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등으로 제품 발열에 민감하다 보니 GOS 성능을 강하게 적용한 것 같다”며 “하드웨어 구조나 설계가 발열에 취약하다면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GOS 비활성화 기능을 제공했을 때 발열 문제를 잡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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