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OLED 수율은 안 나오는데 경쟁 제품 WOLED TV가격도 고려해야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깊을 전망이다. QD-OLED TV 원가가 LG전자의 화이트 OLED(WOLED) TV보다 최대 30% 높은 데다 현재 양산 초기 단계인 만큼 수율이 낮아 생산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1월부터 양산하고 있는 QD-OLED 패널에는 QD 컬러필터와 잉크젯 비용이 추가돼 WOLED 대비 원가가 20~30% 정도 높다. 현재 수율은 50% 정도로 손익분기점인 6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올해 생산 가능한 55·65인치 QD-OLED TV 출하량은 100만대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을 소니에도 공급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 물량은 5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QD-OLED TV 부문에서 이윤을 남기려면 출고가를 높여야 하지만, LG전자 WOLED TV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QD-OLED TV는 색 재현력이 뛰어나고 소비 전력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OLED TV 시장에서 WOLED TV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OLED TV를 처음으로 출시한 2013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OLED TV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 LG전자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경쟁 제품이 있어 전략적으로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LG전자의 WOLED 초기 가격처럼 QD-OLED TV 출고가를 형성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가 55인치 OLED TV를 첫 출시했을 당시 평면 및 곡면 OLED TV 출고가는 각각 1100만원과 1500만원이었다. 이후 수율이 안정되면서 1년이 지난 시점에는 가격이 500만원 이하로 내려갔고, 현재는 10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수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는 3년 정도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QD-OLED TV도 기술 안정화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이후의 먹거리를 찾아야 해서 QD-OLED 수익성이 낮다고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QD-OLED의 완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이걸 계속 끌고 가거나 혹은 신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발판을 만드는 방식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고민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NED)를 개발하고 있다. QNDE는 발광원이 무기 소자인 나노LED여서 제품 수명이 길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QNED 양산 시기는 내후년 이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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