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IPO기업 동시 공모청약 경쟁···수요예측 경쟁률에서 희비 엇갈려
프롬바이오 ‘에이치피오 닮은꼴’·에스앤디 ‘코넥스’ 꼬리표에 투심악화
내수기업 vs 해외기반 차이도···실리콘투·바이오플러스는 해외시장 ‘탄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바이오플러스·실리콘투·프롬바이오·에스앤디 등 4개 IPO기업의 공모청약 일정이 겹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기업별 희비는 엇갈렸다. 바이오플러스와 실리콘투는 10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청약 흥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롬바이오와 에스앤디는 부진한 경쟁률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 밑으로 결정됐다.

프롬바이오와 에스앤디의 수요예측 부진을 놓고 이들보다 앞서 상장한 유사 기업들의 주가부진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글로벌시장에 진출한 바이오플러스·실리콘투가 내수기업인 프롬바이오·에스앤디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 바이오플러스·실리콘투 vs 프롬바이오·에스앤디 엇갈린 희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바이오플러스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이날 마감되며 실리콘투와 프롬바이오, 에스앤디 공모청약은 이날 시작해 15일 마감된다.

청약증거금은 2영업일 이후에 투자자에게 반환되기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4개 IPO기업 가운데 1~2개 기업을 선택해 자금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와 공모청약 흥행의 상관관계가 높아졌기에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았던 바이오플러스와 실리콘투로 공모주 자금이 쏠리고 프롬바이오와 에스앤디 청약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히알루론산(HA) 필러 기업 바이오플러스는 앞서 8~9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총 1374개 기관이 참여해 1220.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의 99.7%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고 희망공모가범위(2만8500~3만1500원) 최상단인 3만15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바이오플러스 상장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K-뷰티 플랫폼업체 실리콘투 역시 9~10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1437.6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2만3800~2만7200원) 최상단인 2만7200원으로 결정했다. 2만7200원 이상을 제시한 기관투자가도 99.4%에 달했다. 실리콘투의 공모가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은 2728억원에 달한다. 실리콘투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반면 에스앤디와 프롬바이오는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오면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를 밑돌았다.

불닭소스 개발업체 에스앤디는 7~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73.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3만~3만2000원)를 밑도는 2만80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 밑으로 떨어진 기업은 올해 들어 에스앤디가 최초다. 에스앤디 상장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보스웰리아로 유명한 건강기능식품업체 프롬바이오의 수요예측은 ‘쇼크’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9~10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프롬바이오는 경쟁률이 85.71대 1에 그치며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2만1500~2만4500원)를 크게 밑도는 1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프롬바이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 프롬바이오·에스앤디 왜 외면받았나

프롬바이오와 에스앤디의 수요예측 부진 원인을 놓고 이들보다 앞서 상장한 유사기업들의 부진한 성적표가 영향을 끼쳤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프롬바이오는 최근 3년동안 매출성장률이 연평균 58.5%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을 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업체다. 지난해에도 매출 108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293% 증가했다.

하지만 프롬바이오에 앞서 올해 5월14일 상장했던 에이치피오는 상장 당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52.13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2만2200~2만5400원)의 최하단인 2만2200원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에이치피오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 주가는 1만6000원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프롬바이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프롬바이오 공모가 책정을 위한 비교기업 선정과정에서 에이치피오를 최종 비교회사 7개 사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에이치피오의 상장 후 주가 부진을 감안한다면 차별화된 전략이 아쉬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스앤디 역시 코넥스 상장사로서 최근 실적이 고성장하고 있지만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에스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565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1%, 42.1% 증가했다. 에스앤디의 영업이익률도 2018년 11.33%에서 2019년 13.86%, 2020년 16.14%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에스앤디의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흐름이 원인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에스앤디에 앞서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에브리봇과 에이비온이 있는데 이 두 기업 모두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좋지 못하다.

에브리봇은 국내 로봇청소기 1위기업으로 올해 7월 28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이전상장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576.74:1이라는 괜찮은 경쟁률을 보였고 공모가도 희망공모가범위( 3만2600~3만6700원)의 최상단인 3만670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에브리봇의 주가는 최근 2만5000원을 밑돌고 있다.

에이비온의 경우 이달 8일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수요예측에서 에이비온은 경쟁률이 139.36대 1에 그쳤지만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밴드(1만4500~1만7000원) 최상단인 1만7000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에이비온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18% 낮은 1만6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6.6% 하락한 1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가 상승하며 현재는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지만 시장에는 상장첫날 부진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내수시장에 기반한 프롬바이오·에스앤디와 글로벌 시장에 기반한 바이오플러스·실리콘투 간 기업가치 차이가 수요예측 과정에서 반영됐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바이오플러스는 HA필러를 중국과 일본, 유럽,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HA필러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4.2%에 달한다.

실리콘투 역시 K-뷰티 이커머스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국내 최대 K뷰티 역직구몰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전 세계 120여국에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서 실리콘투를 이용하는 개인고객수는 100만명 이상으로 미국 월마트와 캐나다 아이허브 등 해외 유통업체들에도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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