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변화는 확실…“전체로 보면 오히려 증가할 것”

9일 시사저널e가 주최한 ‘제 7회 인공지능국제포럼(AIF)2021’ 종합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AI의 현안과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AI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풍토가 조성돼야 사회 각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 발전은 기술보다 A활용하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시사저널e가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주최한 ‘제 7회 인공지능국제포럼(AIF)2021, 산업계에 스며든 인공지능’ 종합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의 중요 현안을 토론했다. 최재식 카이스트 AI대학원 성남연구센터 센터장이 좌장을 맡았고, 김민수 신한은행 AI센터장, 장정훈 와이즈넛 상무,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김현준 뷰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우리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이끌었다면서 적재적소에서 사용될 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I의 기술발전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들의 인식과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상무는 “기술적 아쉬움보다는 사람이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며 “사실 AI는 특정 목적을 위해 개발돼 산업에 도구로서 적용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AI를 도구가 아닌 사람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커피자판기의 경우 사람들은 커피 제공이란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다. 커피머신에서 날씨 등 다른 정보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AI도 여러 분야에서 도구처럼 쓰이는 것이다. 역할에 맞게 AI를 사용하면 AI 기술은 자연스레 수요에 맞게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사이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데이터는 AI의 핵심을 이루는 만큼 양질의 데이터 선별부터 축적, 활용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AI센터장은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도입하려고 해도 데이터가 부족해서 적용할 수 없다는 게 큰 장애물”이라며 “데이터사이언티스트(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하는 과학자)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 데이터 개념에 대한 교육을 한다면 AI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분야에서 AI 활용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AI 기술은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뇌파판독 시간을 줄이는 등 의료분야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AI 도입을 위해 인식의 변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 AI를 인간과의 대결구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알파고가 바둑기사보다, 의사보다 뛰어나다는 식”이라며 “이러한 인식이 있다면 정서적 저항으로 현장에 도입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상품을 구매할 때 직접 보고 비교하는 것처럼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선택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기업 간의 좋은 경쟁구도가 생기고 더욱 AI소프트웨어도 발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의료기관과 ICT 기업이 중지를 모아 소비자가 선택할 틀을 만들지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기업들은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도 조언했다. 김 연구원장은 “AI의 바람직한 모델은 수요에 대한 공감대가 생긴 후 기술력 있는 회사가 검증 작업을 거쳐 현장에 들여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은 후 개발하고 인허가까지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다. 정부가 국가적 R&D 사업이나 과제로 연계해 지원한다면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뷰노 대표는 공급자로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의료 기술을 빠르게 발전하지만, 의료 산업은 규제산업이기에 바로 접근하기 쉽지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기술의 한계보다 기술을 가진 기업이 산업 환경을 이해하고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시사저널e
사진= 시사저널e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화제도 올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업무의 50%가 잠재적으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데는 동의했지만, 방향에 대한 의견은 갈렸다. 

김 대표는 “맥킨지는 800개 직종이 대체 가능하다고 봤다. 인간이 하는 일의 40%를 AI가 타겟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장은 “코카콜라 공장의 자동화 사례처럼 산업에 AI가 도입되면 기존 인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파생되는 직종도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AI센터장은 “기술이 인간의 직업 대체하는 현상은 항상 있었다. 금융업계는 오프라인 점포수를 줄이는 등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라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서포트할지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또 다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 상무는 “특정 직업군에서 본다면 직업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다지만, 전체 사회시스템에서 봤을 때 오히려 많아질 것”이라며 “인터넷의 발달로 상상도 못했던 직업들이 생겨났다. 앞으로 어떤 일자리가 생길지 내다볼 수 없어 암울해 보이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