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AI스피커·클라우드 등 AI 기술 적용 사례 확대
정부, AI 의사 닥터앤서 외에도 적용 사례 확대 사업 추진 중
정부, AI 기술의 ‘활용’뿐만 아니라 ‘개발’도 집중
전문기업육성·차세대AI 예타 사업

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인공지능(AI)은 지난 2016년 이후 산업 중 적용되지 않은 분야를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다. 전세계 기업들이 나서 차세대 AI개발 경쟁을 하며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시사저널e는 국내 AI 기술 적용의 현주소 및 과제를 점검하고, AI 분야 석학들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을 중심으로 AI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컴퓨팅 속도가 빨라지고 알고리듬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적용 영역도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업은 AI 기술이 적용된 상품과 서비스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고 정부도 AI 기술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차세대 AI 기술 개발과 산업적용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통신분야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 모두 AI를 미래먹거리라고 내세웠다. 3사는 일반소비자부터 기업까지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에 AI를 접목중이다. 새롭게 개발하는 서비스에 빠지지 않고 AI가 접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필요한 질병관리에도 빠짐없이 AI가 적용됐다. 

SK텔레콤은 AI ‘누구 케어콜(NUGU carecall)’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구 케어콜은 SK텔레콤 AI 플랫폼 누구를 이용해 전화를 통해 자가격리·능동감시 대상자의 발열·체온·기침·목아픔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발현 여부를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자료 = SK텔레콤
누구 케어콜 서비스 개요도 / 자료 = SK텔레콤

AI가 관리하지만 앱이나 기기 없이 전화만으로 대상자를 관리한다. 인공지능 방역도우미 누구케어콜은 서울시 25개 구를 비롯해 총 53개 기관이 서비스 중이며, 지난달 기준 콜 건수 300만건을 넘겼다.

◇ 통신3사 중심 AI 적용사례 확대···정부 ‘닥터앤서’ 고도화

SK텔레콤은 이달 AI 기반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 레이다'도 출시했다. 클라우드 레이다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비용을 관리해주는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사용 내역을 학습해 비용을 예측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 사전 탐지 및 원인을 파악해 자원 활용 방법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비용 절감을 돕는다.

KT도 이달 고객센터를 찾는 고객을 바로 응대할 수 있도록 AI 보이스봇 '지니'를 서비스 전면에 도입했다. 그간 고객센터 상담사와 연결하기까지 평균 67초 대기시간이 필요했지만 AI보이스봇을 도입해 필요한 때 지니를 통해 즉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KT는 우선 20~40대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 말까지 50대 고객을 대상으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KT는 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I 돌봄 서비스는 365일 24시간 ‘AI 스피커-KT텔레캅-119 안전신고센터’ 연동 체계를 갖췄다. 위급상황 발생 시 AI 스피커에게 “지니야, 살려줘”를 말하면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조치된다.

AI 기술 개발 협력도 활발하다. K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와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공지능을 말한다.

AI원팀은 올해 말까지 1차로 초거대 AI의 학습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초거대 AI모델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대규모 AI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향후 2000억파라미터(매개변수) 이상 모델까지 가능하도록 인프라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가정학습 서비스 ‘U+초등나라’에 시선 추적 기술로 아이의 학습 집중도를 분석하는 ‘AI 학습태도매니저’ 기능 등을 추가했다. 추가 장비 없이 태블릿PC의 기본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해 시선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학습 중 아이가 멍하니 화면만 보는 경우를 구분해 기록하고, 일정 시간 동안 시선이나 얼굴이 인식되지 않으면 알림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고, 학습 종료 후엔 학습 태도와 집중도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모델이 클로바 클락+2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모델이 클로바 클락+2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네이버 AI 플랫폼이 적용된 시계형 스마트스피커 '클로바 클락+2'도 최근 출시했다. 클로바 클락+2는 네이버 AI '클로바(CLOVA)' 기반 LED 시계형 스마트스피커다. 지난해 출시된 '클로바 클락+'에서 오래된 가전제품도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는 AI 리모컨 기능을 강화했다.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 AI 스피커 기능 추천 서비스 등 신규 기능도 탑재했다.

정부도 AI시스템 개발에 예산을 지원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의사의 진료·진단을 지원해주는 AI 의사 ‘닥터앤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 사업에 7년간 644억원을 투입한다.

AI의료서비스 단터앤서는 지난 2018년 의료진의 업무 과중에 따른 피로도 증가와 새로운 치료방법 학습을 위한 시간 부족 등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닥터앤서1.0 사업이 끝났고 오는 2024년까지 2.0 사업을 추진중이다. 닥터앤서 1.0은 미국, 일본,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상표 등록까지 완료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되긴 했지만 최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병원 수출을 논의했다.  

닥터앤서 임상과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닥터앤서 임상과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닥터앤서1.0은 심장질환, 대장암, 치매 등 8개 질환의 진단·치료를 지원하는 21개 AI 소프트웨어(SW)로 구성됐다. 오는 2024년 완료 예정인 닥터앤서 2.0은 폐암, 간질환 등 12개 질환의 진단 보조를 지원하는 24개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AI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일 전망이다.

현재 참여병원별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를 하고 있으며, 정부는 심사 완료 후 수집한 비식별화된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분석, 진단보조, 치료지원, 예후관리 등 단계별로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임상검증 및 식약처 인허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 정부, AI 기술의 ‘활용’과 ‘개발’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사업 추진 중

정부는 AI를 반도체를 이어갈 국내 대표 산업으로 육성중이다. 적용과 개발 모두를 지원한다. 기술 적용 사례 확대를 위해 ‘AI 전문기업 육성 사업’도 추진중이다. 산업계에서 경쟁력 있는 AI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그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수요기업과 연결을 추진중이다. 기존에 한국이 잘하는 제조업, 물류업 등 분야에 적용하자는 것으로, ‘AI 기술 활용’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데이터 프로젝트매니저(PM)는 “기술만 갖고 AI 경쟁력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를 꼽기는 힘들지만 산업 관점에서 우리가 잘하는 제조업 같은 곳에 AI 기술을 가미하면 산업 경쟁력은 높아지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부터 달성하면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즉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에 대해서 제조업이나 물류업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기업 육성 사업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을 기존에 우리가 잘하는 산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매년 약 7개 업체를 선정해왔는데, 처음부터 수요업체와 함께 들어온 기업들도 있고, 기존에 가진 솔루션에 AI 기술을 넣어 향후 발전방안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들어온 기업들도 많다. 내년부터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술성 평가와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공식 추진되는 ‘차세대 AI 핵심원천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국가 및 기업에 대응해 선제적인 AI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차세대 AI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로,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추론·적응과 확장이 쉬운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기술적 우월성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즉 차세대 AI 사업은 ‘AI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이현규 PM은 “AI와 관련해서 데이터가 많아야 한다는 점은 중요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져봤자 중국, 미국에 상대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효율성 높은 기술을 찾는 것이 차세대 AI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며 “차세대 AI는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하고 있는 기술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우리보다 앞서있다.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싸움을 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해 기존 데이터 싸움에서 기술 개발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AI 예타를 진행한 것은 기술적 우월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지금까지 다른 국가에서도 나오지 않은 부분에서 최고 위치 선점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게 차세대 AI 예타의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시사저널e는 ‘제 7회 인공지능국제포럼(AIF)2021, 산업계에 스며든 인공지능’ 행사를 열어 국가 미래산업이며 전 세계 경제환경을 바꿀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전 세계 인공지능 기술과 시장 변화와 함께 국내 제조, 금융, 의료 등 대표 산업들의 기술 적용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비 IT 전문가들도 인공지능을 편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행사로 꾸몄습니다. 행사 참여는 온오프믹스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9월 9일 시사저널e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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