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지속에 내수 부진도 완화···금융안정 상황은 악화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견조한 회복세까지 완화기조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미국을 중심으로한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경제도 올해 기대 이상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국내외 경제 상황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논의 했다. 그 결과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경기 부양책과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회복 흐름이 강화됐다. 미국 기업들의 생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ISM제조업 지수는 1월 58.7에서 2월과 3월 각각 60.8, 64.7로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1월 6.3%에서 2, 3월 6.2%, 6.0%로 감소했다.

유로존 역시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가 1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중국도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각각 전년 대비 33.8%, 35.1%씩 늘어났다. 국제금융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요국 주가와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나라 별로 경기 회복의 속도와 강도에 차이가 있지만 세계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실시, 백신 접종 등으로 회복세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는 회복세가 다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설비투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관 기준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16.6% 늘어났으며 제조업생산지수와 서비스업생산지수도 각각 1월 -1.5%, -0.1%에서 2월 4.9%, 1.1%로 상승했다. 지난 1월 5.7%를 기록했던 실업률 역시 2월과 3월 각각 4.9%, 4.3%로 줄어들었다. 한은은 올해 GDP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인 3%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석유류 가격 상승,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3월 1.5%까지 상승했다.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0.6%로 전월(0.3%)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유가 하락 등의 기저효과로 2분기까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다시 1% 중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동성 확대의 영향을 금융안정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총 6조5000억원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수도권과 지방 모두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다. 수도권은 지난달 1.0%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지방은 0.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 여건 개선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이같은 회복세가 지속되는지 좀 더 확인할 필요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됐다”며 “국내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 변화에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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