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운재건 5개년 정책에 따라 2.4만TEU 도입 1.6만TEU 선박 도입中
선복량 확대 글로벌 해운동맹 정회원 가입···미주·구주 중심 매출확대 꾀해
1.6만TEU 투입완료 하반기부터 실익급등 전망···年 3조 영업익 추산하기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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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HMM(구·현대상선)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파산위기에 내몰렸던 암흑기를 지나 10년 만의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정부의 해운재건 계획과 이에 따른 금융권의 지원이 더해지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이 원동력으로 꼽힌다.

HMM은 지난해 매출액 6조4133억원, 영업이익 9808억원, 순이익 1240억원 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2018·2019년 HMM의 영업손실은 각각 2768억원·41억원이었으며, 순손실 규모는 7906억원·5898억원이었다. 2010년 이후 10년 만의 흑자전환이며, 창사 후 최대실적이다. 실적뿐 아니라 전체적인 지표들도 긍정적이다.

취업포털 ‘사람인’ 자료에 따르면, HMM은 국내 상위 100대 매출기업 중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회사로 파악됐다. 100대 기업의 1인당 평균 영업이익은 8200만원이었으나, HMM은 6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부활’로 평가되는 HMM의 약진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암흑기를 걷던 국내 해운산업의 재건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MM 변화에는 정부 역할이 컸다. 2018년 4월 해양수산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핵심과제 중 하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이었다. 2만400TEU급 12척이 지난해 순차적으로 투입됐으며, 8척의 1만6000TEU급 선박이 지난달부터 투입되고 있다. 오는 6월이면 당초 계획했던 바와 같이 20척의 초대형선박의 도입이 마무리된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상태서 정부 계획은 HMM이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채권단은 외부인재를 수혈하며 분위기 반전을 유도했다. LG전자·범한판토스 출신의 배재훈 사장이 3월 취임했다. 같은 시기 한진해운 출신의 박진기 부사장(컨테이너사업총괄)과 DHL 출신의 윤상건 컨테이너물류본부장이 등용됐다. 지난해에는 사명도 HMM으로 변화했다.

정부 덕에 금융권 지원이 가능해졌다. 2018년 4조1214억원이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조3734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자본금보다 부채가 확대됐기 때문이었다. 296%던 부채비율이 이듬해 557%로 뛰어 올랐으나, 자본규모가 확대되면서 작년 말 기준 455%로 낮아졌다. 자급유입에 따라 부채비율이 상승했으나, 실적개선이 지속되면 점차 안정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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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된 자금으로 초대형컨테이너선이 투입됐고, 초대형컨테이너선 도입에 따른 선복량 확대로 글로벌 3대 해운동맹 중 한 곳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도 성공했다. 최대매출처인 미주지역과 초대형선박이 차례로 투입된 구주(유럽)노선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대됨에 따라 실적을 견인했다. 미주·구주노선의 지난해 매출비중은 각각 41.5%·18.5%다.

두 노선은 전년도 대비 매출비중이 각각 4.5%p·3.7%p 상승했다. 이 기간 미주노선의 경우 2조431억원에서 2조6631억원으로 매출이 상승했고, 구주노선도 8246억원에서 1조2010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른 노선들의 경우 매출규모가 소폭 상승했으나 이들 노선의 약진이 도드라짐에 따라 전체적인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1만6000TEU급 선박 투입이 완료되는 하반기부터는 더 큰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초대형컨테이너선 투입과 물류비용 증대가 맞물린 점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작년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발발하며 물동량이 급감해 우려를 샀으나, 2분기부터 물량이 급증하며 물류비용도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가 금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금년도 HMM의 영업이익 규모가 2~3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벌크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지난해 HMM 선종별 매출분포를 보면 컨테이너선이 88.3%(5조6614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벌크와 기타부문은 8.46%(5424억원), 3.26%(2095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HMH은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VLCC) 세 척을 장기용선하고, GS칼텍스와 6300억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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