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샵, 스크린 골프 등 남성 쇼핑객들을 위한 즐길거리 많아
공원 품은 쇼핑몰 느낌···여의도와 어울려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해 진짜 잘 든다.”
“여기가 더 예쁘다. 여기 서봐. 찍어줄게.”

‘더현대 서울’의 첫인상을 마주한 이들은 탄성을 연발했다. 유리 넘어 햇살이 부서지는 더현대 서울은 추위와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었던 이들에게 봄을 앞당겨줬다. 쏟아지는 폭포(워터폴)와 나무 사이에서 간만의 휴식을 만끽하기 충분했다. 반짝 추위가 가고 기온이 올랐던 24일,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여의도에서 사전 개장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사운즈 포레스트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사운즈 포레스트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서울 최고 규모라는 기대감에 수많은 매장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오해다.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매장을 빼곡하게 나열하는 대신 공간을 쇼핑객들에게 양보했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인 보이드를 도입해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워터폴 가든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워터폴 가든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9100㎡(2만7000평)에 달한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맞먹는 수준이다. 더현대 서울은 이 공간의 활용을 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전체 면적에서 절반에 달하는 49%가 조경, 휴식 등의 공간이다. 매장 면적은 51%에 불과하다. 곳곳에 눈요깃거리와 테이블, 의자가 있어 넓은 백화점을 둘러보다 체력이 달릴 때면 재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전문점을 찾아서 기웃거리거나 눈에 불을 켜고 자리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사전개장에 입장한 시민들이 쉬어가기에도 충분한 규모였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시민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시민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더현대 서울의 야심작은 5층과 6층이다. 여타 백화점들이 매출에 도움이 되는 명품관에 가장 공을 들인다면 더현대 서울은 뜻밖의 조경에 초점을 맞췄다. 3300㎡(1000평) 규모의 사운즈 포레스트는 쇼핑객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게 만들었다.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가 이국적인 느낌의 녹음을 표현했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풍경을 찍고 서로의 모습을 찍기 바빴다. 사진 맛집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채광창과 더불어 눈과 비 등 날씨와 계절에 따라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용이했다.

전 층을 모두 관람했지만 복잡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타원형 순환 구조 덕분이었다. 통상 백화점에서는 벽면매장이 있고 아일랜드 매장이 있어서 구석구석 찾아 들어가서 살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타원형 순환 구조는 타원 모양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진입해서 다시 봐야할 필요가 없다. 대형 백화점에서 다양한 제품을 다 살펴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이를 동선구조가 제대로 돕고 있었다. 게다가 동선 너비가 최대 8m에 달해 사람들에게 치일 일은 더더욱 없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이탈리아 바버샵 바베리노스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사전 개장했다. 이탈리아 바버샵 바베리노스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더현대 서울에서는 남성들을 위한 공간도 눈에 띈다. 이탈리아 바버샵 바베리노스가 국내 및 아시아 1호점으로 입점했다. 고급 운동 기구도 있고 스크린 골프장이 설치된 골프 용품점도 있다.

지하 2층에는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전문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가 들어섰다. 글로벌 SPA ‘H&M’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르켓의 아시아 1호점과 300평 규모의 나이키 스포츠 플러스, 스틸북스 등이 입점했다.

중고 매장의 입점도 이색적이었다. 온라인 중고거래앱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운동화 중고 전문매장 ‘브그즈트랩(BGZT Lab)’에서는 가격표가 없다. 원하는 운동화의 QR코드를 찍으면 그 주의 시세에 맞게 가격이 책정된다. 직접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라커도 마련돼 있었다. ‘용정콜렉션’에서는 명품 시계를 중고로 거래할 수 있다.

푸드트럭 8대가 들어선 지하 1층에서는 백화점 식품관의 분위기를 지웠다. 대신 자유분방하고 유행에 민감한 느낌을 가져갔다. 소위 트렌드에 밝은 인싸들이 알만한 브랜드들이 많았다. 강북의 핫플레이스를 여의도에 옮겨다 놓았다.

한편, 프리오픈 당일 인파가 몰리면서 데이터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5G를 이용해야만 통신이 겨우 가능했고 LTE는 간단한 카카오톡 메시지조차 주고받기 힘든 수준이었다. 데이터 장애 발생 상황에서 현대백화점 와이파이마저 이용할 수 없어서 불편을 겪었다. 매장 직원들 역시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난감해 했다.

이날 오전부터 발생한 장애는 점심까지 계속됐다. 확인 결과 이동통신사 1곳에서 장애가 발생해 추후 조치가 취해졌다.

더현대 서울은 오는 26일 정식 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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