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환불절차 간소화 지적받았지만 개선 없어

최근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캐시 환불 절차를 지나치게 복잡해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 이미지 = 카카오페이지
최근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캐시 환불 절차를 지나치게 복잡해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 이미지 = 카카오페이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복잡한 캐시 환불 절차에 소비자 불만이 커진다. 카카오페이지 캐시를 환불받으려면 휴대폰 가입 사실확인서를 요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소비자 권익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캐시 환불을 받으려면 먼저 플랫폼 고객센터 내 문의하기 메뉴로 접속해 요청해야 한다. 환불 접수는 메일이나 전화로는 불가능하다.

카카오페이지는 환불요청을 접수한 후 이메일을 이용해 환불에 필요한 서류 등 절차를 안내한다. 소비자는 통신사에 따라 SK텔레콤은 이용계약 등록사항 증명서, KT는 본인 서명이 기재된 원부 증명서, LG유플러스는 가입 사실확인서를 직접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지 ‘캐시 환불 요청서’를 수기로 작성해 카카오페이지 앱 내 파일을 첨부해야만 환불 요청이 완료된다.

카카오페이지 캐시 환불 요청서. / 자료 =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캐시 환불 요청서. / 자료 = 카카오페이지

이처럼 환불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 “결제는 쉬운데 환불 절차는 너무 복잡하다. 다른 서비스들은 이름과 계좌만 기재하면 환불해주는데 이 정도 복잡하게 해둔 건 사실상 환불하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고 토로한다.

카카오페이지는 플랫폼 이용 시 별도 회원가입 절차가 없는 탓에 환불 시 실사용자 및 예금주 확인 절차를 위해 다소 복잡한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별도로 회원가입을 받지 않고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이용하는 구조”라며 “그렇다 보니 환불 요청자가 계정 실사용자인지 예금주 정보와 일치하는지 등 확인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이같은 절차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손쉽게 환불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소비자의 단순 변심인 경우에도 대부분의 상품은 간편하게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다. 이미 오프라인은 관련 절차를 간단하게 마련하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을 이끌어 가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카카오가 이렇게 불편한 절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과거에도 환불 절차 개선 필요성을 지적받았지만 개선하지 않았다.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8년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웹툰·웹소설 서비스 업체 가운데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 100만건 이상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환불 절차가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 등이 포함됐다. 당시 소비자원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자에게 ‘환불절차 간소화’를 권고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웹툰·웹소설의 경우에도 1만원을 충전하더라도 한 편을 보고 별로다 싶으면 언제든지 환불할 수 있게 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며 “3년 전에도 소비자 불만이 높았는데 지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카카오페이지는 아직은 환불절차를 개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쟁 업체인 네이버웹툰의 경우에도 사용 후 잔여 ‘쿠키(웹툰·웹소설 콘텐츠 구매를 위한 결제 수단·1개당 100원)’에 대한 환불은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다만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추가 증빙서류는 요구하지 않는다. 아울러 충전 후 사용하지 않은 쿠키는 구매 후 7일 이내의 경우 소비자 자체 취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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