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업계 최초로 여성 부행장 2명 선임
하나은행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에 외부 여성 전문가 영입
각 은행들 지점장 승진에 여성 비율 높여

은행권이 남성 위주의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있다. 여성 승진자들이 예년보다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셔터스톡
은행권이 남성 위주의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있다. 여성 승진자들이 예년보다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은행권에서 여성들이 약진하고 있다. 행장과 부행장만 아니라 지점장 승진에서 여성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리천장이 두껍다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에서 여성 승진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남성 위주의 보수적이라는 비판이 한층 사그라들게 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첫 여성 은행장을 배출한 바 있는 기업은행은 올해 부행장급 임원인사에서 김은희 강동지역본부장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에 선임하면서 임찬희 자산전략그룹장과 함께 업계 최초로 여성 부행장 2명을 두게 됐다. 또 기업은행은 정기인사에서도 전체 지점장 77명 중 여성 23명을 승진시키며 여성 지점장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신한은행에서도 여성들의 승진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2414명에 대한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 비율은 42%로 과거 3년 평균보다 10%포인트 확대됐다. 앞서 지난 22일 실시한 종합업적평가 특별승진에서도 승진자 9명 중 7명이 여성이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업계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외부 여성 전문 인력을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장으로 선임된 이인영 그룹장은 연세대학교 법학학사 및 서울대학교 법학박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역임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계열사 대표 인사를 단행,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준법감시인에는 서혜자 상무를 선임했다. 농협지주는 허옥남 농협생명 부사장을, 농협은행은 이수경 부문장을 부행장으로 발탁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올해 승진자 22명 중 6명(부서장 2명, 팀장 4명 등)을 여성 관리자로 뽑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씨티은행이 차기 행장에 유명순 당시 수석부행장을 선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서 행장은 대기업리스크부장, 다국적기업금융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한 은행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유리천장이 두껍다는 지적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여성들이 은행 주요 부서의 리더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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