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모델 사양 떨어뜨려 판매가 인하
전작 참패에 점유율 회복 총력
‘울트라’로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가격대를 낮춰 점유율 반등을 노린다. 기본모델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잡는 동시에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사양 ‘몰아주기’를 통해 수요층을 세분화했다. 중국 스마트폰이 추격하고 애플마저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다. 갤럭시S21은 갤럭시S20 시리즈의 뼈아픈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중책을 안았다.

15일 삼성전자는 온라인 갤럭시언팩 행사를 열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갤럭시S21(6.2형), 갤럭시S21플러스(6.7형), 갤럭시S21울트라(6.8형) 등 3종으로 구성되며, 최신 5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연산 속도와 인공지능(AI) 기능을 개선했다. 공개 행사는 예년 갤럭시S시리즈 언팩 행사보다 약 한 달가량 앞섰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공백을 노리기 위한 공격적인 출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공백에 전작 참패…가격 낮춰 몸집 회복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가격대를 이례적으로 낮춰 승부수를 던졌다. 기본모델은 100만원대 이하로 떨어져 전작 대비 20%가량 가격을 낮췄다. 전작 참패의 원인으로 높은 가격이 지적되면서 몸값을 확 낮췄다. 지난해 갤럭시S20은 기본형 124만8500원, 플러스 135만3000원, 울트라 159만5000원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펼치는 동안 경쟁사들은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했다. 

가격을 낮춘 갤럭시S21은 기본형 99만9900원, 플러스 119만9000원, 울트라 256GB 145만2000원, 512GB 159만9400원이다.  

시장조사업체는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이 3000만대를 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는 2000만대 전후로 출하량이 꺾였다고 분석한다. 과거 갤럭시S 시리즈가 출시 첫해 최대 400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한 제품군임을 감안하면 부진의 골이 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1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이 전작(약 2600만대) 대비 7~8%가량 증가한 2800만대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과포화된 가운데 교체 주기가 연장되면서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작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가격 및 출시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는 판매 확대가 목적일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 들어 큰 성장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2위 업체의 추락은 삼성전자에겐 모처럼 성장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본급은 ‘판매량’‧울트라는 프리미엄 ‘입지’ 사수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가격을 낮추면서 신기능을 울트라에 집중했다. 언팩 행사 역시 갤럭시S21 울트라가 중심이었다. 기본모델 갤럭시S21‧플러스 제품을 묶어 15분간 소개한 반면 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 1종만 별도로 20분가량 할애하며 집중 조명했다. 

기본형인 갤럭시S21과 갤럭시S21플러스는 전작 S20 시리즈 동급 모델 대비 일부 사양이 하향됐다. 우선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전작 QHD+(3200×1440)에 비해 낮은 FHD+(2400x1080)로 떨어졌다. 지난 2019년 출시된 갤럭시S10과 갤럭시S10플러스도 QHD+ 해상도였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후면 카메라의 경우 갤럭시S21과 갤럭시S21플러스 모두 6400만화소 망원, 1200만호솨 듀얼픽셀 광각,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로 구성했다. 카메라 화소와 개수가 갤럭시S20과 동일하다. 반면 갤럭시S21플러스의 경우 전작 갤럭시S20플러스에서 뎁스비전을 뺀 트리플 카메라로 구성했다. 메모리의 경우 갤럭시S20과 S20플러스 모두 12GB 램을 채용했지만, 갤럭시S21과 S21플러스는 8GB 램을 탑재했다. 

이 같은 사양은 기본형 제품 가격대를 공격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원가절감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최고성능은 아니어도 플래그십 S‧노트 시리즈를 원하는 수요를 노린 전략으로 보이며, 소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해외 지역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갤럭시S21 울트라는 최고 사양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기술을 추가했고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상징으로 여겨진 ‘S펜’을 S시리즈 최초로 지원하는 점에서 기본급 모델과 차별화했다.

갤럭시S21 울트라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21‧플러스가 지원하는 48~120Hz 주사율보다 범위가 넓은 10~120Hz 가변 주사율을 확보했다. 여기에 전작 대비 밝기 25%, 명암비 50% 개선하고 역대 삼성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밝기인 1500니트를 지원한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기본 모델의 OLED 디스플레이와 다른 유기물 소재를 적용해 전력 효율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카메라는 광학 줌 성능을 강화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 후면 카메라는 1억800만화소 광각 카메라를 포함한 4개 카메라는 전작 갤럭시S20울트라와 동일하지만,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잔상 처리가 개선된 3세대 아이소셀HM3를 탑재했다. 여기에 신제품은 각각 3배와 10배의 이중 광학 줌을 탑재했다. 전작은 광학 5배 줌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10배까지 구현했지만, 이번 신제품은 처음으로 광학 10배줌을 물리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디지털 줌으로는 최대 100배까지 촬영 가능하다.

울트라는 전작에서 뎁스비전을 구현한 비행거리측정센서(ToF)를 빼고 레이저 자동초점(AF) 기술을 채택했다. 렌즈와 피사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레이저 AF 센서로 초접사 촬영 성능을 끌어올렸다. 활용도가 낮았던 ToF 대신 자동 초점 기능을 강화한 선택과 집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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