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작 모바일게임 쏟아내...흥행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

자료=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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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모바일 명가 컴투스와 게임빌이 신작 흥행 부진 속에 과거 출시한 게임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게임사 모두 지난 2014년 선보인 ‘서머너즈 워’와 ‘별이되어라’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새해부터는 다양한 모바일 신작을 선보이고 흥행작 세대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게임빌은 2000년, 컴투스는 1998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두 회사 모두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다. 당시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대다수 게임사는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사실상 모바일게임 개발의 원조 격인 회사들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모바일게임 개발해온 모바일 명가

2000년대 중후반 게임빌은 ‘제노니아’ ‘놈’ ‘프로야구’ 시리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컴투스 역시 ‘미니게임천국’ ‘액션 퍼즐 패밀리’ 시리즈와 ‘컴투스 프로야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렇게 모바일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경쟁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는 2013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2013년 컴투스 인수에 나서면서부터다. 게임빌이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게 된 일은 지금까지도 ‘신의 한수’로 회자된다.

송 대표는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 관측을 깨고 양사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독자 경영을 택했다. 이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형제회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송대표는 현재 양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컴투스는 게임빌에 인수된 이후 지난 2014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게임빌 역시 비슷한 시기 출시한 ‘별이되어라’가 흥행에 성공, 두 회사 모두 나란히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서머너즈 워는 한국 단일 모바일게임 중 최초 누적 매출 1조원과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북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모바일게임이기도 하다.

◇서머너즈워·별이되어라 이후 흥행작 배출 실패

컴투스와 게임빌이 이후 출시한 신작들은 성과가 미미하다. 컴투스와 게임빌 모두 지난 2014년 이후 최근까지 6년 넘게 다양한 신작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컴투스와 게임빌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는 여전히 서머너즈 워와 별이되어라다.

신작 부진은 컴투스와 게임빌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게임빌의 경우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2019년 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신규 야구게임 흥행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사옥 매각을 비롯한 뼈를 깎는 비용 절감이 수반됐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개선이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게임빌의 지난해 3분기 인건비, 마케팅비, 지급수수료, 로열티 등 영업비용은 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355억원 대비 약 70억원 가량 감소했다.

컴투스 역시 지난 2017년 이후 계속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2017년 5080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18년 4820억원, 2019년 4690억원으로 줄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946억원에서 1259억원으로 감소했다. 컴투스는 지난해에도 1~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컴투스의 이러한 실적 감소는 서머너즈 워 이후 이렇다할 흥행 신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컴투스는 지난 2019년 기대작이었던 모바일게임 ‘스카이랜더스’를 북미와 유럽에 출시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까지 출시 범위를 넓혔으나 역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스카이랜더스는 1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100위권을 벗어난 상태다.

자료=게임빌
자료=게임빌

◇새해부터 다양한 신작 출시로 반등노려

게임빌과 컴투스는 새해 신작 출시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게임빌의 경우 랜덤 디펜스 RPG ‘아르카나 택틱스’ 글로벌 출시를 비롯해 ‘프로젝트 카스 고’, ‘WD 프로젝트(가칭)’, ‘프로젝트C’ 등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카스 고는 PC 및 콘솔을 통해 글로벌 누적 200만건이 넘는 판매를 기록한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카스’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며, 프로젝트C는 게임빌 자체개발 신작으로 세로형 화면에서 플랫 쉘 쉐이딩을 이용한 일러스트 화풍의 그래픽 등이 특징인 게임이다. 아울러 WD프로젝트는 글로벌 유명 IP ‘워킹데드’를 활용한 모바일 수집형 RPG로 원작 IP 특유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컴투스도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서머너즈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준비하고 있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은 다양한 몬스터를 소환하고 육성해 타 유저들과 대전을 펼치는 모바일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으로 카운터, 소환사 스펠 등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서머너즈워:크로니클은 원작의 소환수 시스템을 MMORPG로 재해석해 기존에 없던 색다른 MMORPG의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신작들은 유명 IP 및 인기 IP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흥행가능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그러나 게임 빅3를 비롯해 수많은 게임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대형 신작들을 올해 연달아 출시한다는 점에서 해당 게임들이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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