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시장 유튜브 천하
네이버·카카오 ‘고군분투’

자료=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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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포털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플랫폼을 강화하며 유튜브 견제에 나섰다. 특히 네이버가 자체 플랫폼 강화에 힘을 쏟으며 유튜브를 최대한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카카오는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튜브를 견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국내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11월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 분석 자료에 따르면 622억분을 기록한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카카오톡(265억분) 사용시간의 2배를 넘는 수치다. 또 유튜브는 총 4006만명이 이용하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2위로도 꼽혔다. 1위인 카카오톡(4223만명)과는 200만명 가량 차이가 난다.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토종 IT 대표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동영상 플랫폼을 강화하며 유튜브에 대항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 자체 플랫폼 강화에 집중

네이버는 ‘네이버TV’와 ‘브이라이브’를 통해 유튜브에 대항한다. 네이버TV는 네이버가 지난 2013년 선보인 동영상 서비스로 스타일, 뮤직, 게임 등 다양한 주제를 기반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년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TV는 영상 품질 4.05점을 기록, 3.87점을 기록한 유튜브보다 화질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최근까지 네이버TV 개편을 이어았다. 네이버TV 채널 개설 자격도 타 플랫폼 구독자 300명에서 100명으로 줄여 진입장벽을 낮췄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안내하고 받을 수 있는 라이브 후원 기능도 추가했다. 

브이라이브 역시 네이버가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해 내세우는 글로벌스타 인터넷방송 플랫폼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출시한 브이라이브는 글로벌 이용자 비율이 85%이며, 24세 미만 사용자의 비율도 84%에 달한다. 글로벌 국가 중에서는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순서로 이용이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브이라이브 이용도 크게 증가했다. 전년대비 브이라이브에서 아티스트 라이브 횟수는 1.4배 증가했으며, 유료 공연이나 팬미팅을 진행한 횟수는 2.6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공연이나 멤버십 가입 등 유료 콘텐츠 구매자도 1.9배 늘었으며, 아티스트별 가상 응원봉의 구매도 전년대비 2.2배 이상 늘었다.

브이라이브를 담당하는 김정미 네이버 책임리더는 “브이라이브는 스타와 팬을 디지털 공간에서 연결하고, 가장 생생하고 실감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비즈니스모델로 스타와 팬에게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전달하는 한편,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카카오TV로 승부수...유튜브 채널도 적극 활용

카카오도 최근 카카오TV 개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9월부터 카카오톡 #탭에 카카오TV 메뉴를 신설해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그동안 카카오TV는 카카오톡 내 더보기를 눌러서 카카오TV를 사용하거나 카카오TV 별도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볼 수 있었지만 이를 #탭으로 전진 배치했다. 

카카오 영상전문 자회사인 카카오M이 준비한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카카오M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카카오TV를 통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지난 11월 27일 기준 누적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와 달리 유튜브 채널 역시 자사 콘텐츠 홍보를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M은 유튜브 채널 ‘원더케이’를 개설해 다양한 음악 관련 영상들을 업로드하고 있다. 원더케이는 구독자 2160만명에 달하는 거대 유튜브 채널로 총 조회수는 184억회에 달한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자회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우 유튜브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브이라이브를 아이돌스타 전문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실제로 브이라이브에서만 독점적으로 공개되는 콘텐츠가 많아 전 세계 아이돌팬들의 가입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이전까지는 내세울만한 동영상 플랫폼이 없어 유튜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카카오TV를 본격적으로 개편한만큼, 향후 카카오TV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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