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 결과 기다리는 쿠팡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3자 물류 뛰어들 가능성↑
로켓배송과 같은 익일배송 가능 서비스 내놓는다면 쇼핑몰 수요 많을 것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신선물류센터 인근에서 쿠팡 배송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신선물류센터 인근에서 쿠팡 배송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가 택배 사업을 할 수 있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지정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향후 쿠팡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등 기존 택배업체와 같은 3자 물류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쿠팡 택배’는 얼만큼의 경쟁력이 있을까. 

쿠팡은 그동안 자사 차량을 통해 내부 물량만 다뤘다. 일부 물량만 한진택배에 위탁해왔다. 즉, 쿠팡은 택배용 번호판인 노란색 ‘배’ 번호판이 아닌 대부분 하얀색 번호판을 단 차로 직매입한 로켓배송 상품과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셀러들의 로켓제휴 상품만을 직접 배송해왔다. 

만약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로 지정이 되고 나면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 내부 물량뿐 아니라 B2B나 B2C와 같은 제 3자에 대한 유상운송이 가능해진다. 아마존의 자체 택배 서비스인 SWA(쉬핑위드아마존)와 같은 모델을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쿠팡 입점 셀러가 아닌 대형 및 중소 쇼핑몰이나 개인도 여타 택배회사를 이용하듯 쿠팡의 물류센터와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단, 아마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체 물량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SWA를 중단한 상태다. 

쿠팡의 택배 운송사업자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쿠팡은 택배사업권을 취득했다가 도로 반납한 바 있다. 당시 쿠팡은 늘어나는 내부 물량에 집중하겠다고 반납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물류센터의 적극적인 확장 및 택배기사 처우 정비 등을 진행하면서 다시금 택배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실적 역시 자신감의 원천으로 비친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 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1% 늘어난 5845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306% 증가한 248억원이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의 지난해 매출액도 129억원으로 4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아울러 개발자를 적극 채용하고 있는 쿠팡은 이를 통해 물류 효율화를 더욱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택배시장이 7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만약 쿠팡이 유상운송 사업을 시작하면 물류 위탁 비용 절감 및 외형 확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쿠팡의 택배 사업 진출은 이커머스 업계 내 경쟁 구도를 다시 그릴 것으로도 보인다. 

최근 쇼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서비스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여타 이커머스 업체 역시 국내서 물류 인프라를 확충해나가는 쿠팡과 손잡고자 하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 쿠팡에 입점한 것은 아니지만 쿠팡의 익일배송을 자사 서비스로 내세울 수 있다는 건 이용 업체에게 큰 강점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셀러가 택배사를 선택할 때 캐파나 서비스와 같은 규모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면서 “만약 로켓배송처럼 3자 배송에도 익일배송이 보장된다면 다른 택배사 대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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