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탭 신설 예정...제2의 파워블로그 폐해 우려

자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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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네이버는 오는 17일 통합 검색 안에 ‘인플루언서 검색’ 탭을 별도 신설한다. 지난 1년간 공들여 키운 인플루언서 검색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다. 인플루언서들이 만드는 양질의 콘텐츠가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과 기존 블로거들이 소외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될 것란 우려가 교차한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가 출시한 신규 서비스다. 지난해 11월말 여행, 뷰티 등 2개 주제로 클로즈베타 서비스(CBT)를 시작힌 이후, 지난 2월 리빙, 푸드, 게임, 패션 등 10개 주제를 추가하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20개 주제로 늘어났으며 참여 인플루언서만 1만2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3월 광고 보상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인플루언서 검색 활용 창작자 절반 이상이 보상을 받았으며, 월 1000만원의 수익을 달성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인플루언서 서비스를 선보인 것과 관련해 광고 수단으로 전락한 블로그와 카페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네이버는 지난 2003년 출시한 블로그의 대성공을 통해 국내 포털 1위 사업자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블로그를 광고에 활용하는 마케팅 업체가 늘어나면서, 블로그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는 크게 추락했다. 아울러 때마침 등장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넘어가면서 현재 네이버 블로그의 위상은 예전만 못한 상태다. 이에 네이버가 창작자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선보인 것이 바로 인플루언서 검색이다.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네이버는 인플루언서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고 1년이 지난 지금, 꽤 많은 유명 창작자들이 네이버에 자리를 잡았다. 17일부터 별도의 검색 탭이 추가될 경우 검색 이용자 유입량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홈과 연동된 블로그 콘텐츠 상단에 노출되는 새로운 헤드뷰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광고를 통해 창작자들의 수익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플루언서 검색이 기존 블로거들과의 검색 이용자 유입 차별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한다. 대다수 블로거들은 수익보다는 취미 등을 공유하기 위해 자신의 블로그를 꾸미는 경우가 많다. 인플루언서 검색이 나오면서 검색 키워드 상위 노출을 인플루언서가 차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존 블로그들은 검색 노출에서 하단으로 밀려나게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일부 인기 블로거의 갑질 등 여러 폐해로 인해 지난 2016년 파워블로그 제도를 폐지한바 있다”며 “인플루언서 검색은 사실상 파워블로그 제도를 부활시키는 것과 다름 없다. 실제로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팬을 모으기 위해 무리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 검색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네이버의 경우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만큼,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 2015년 신규 서비스 ‘폴라’를 출시한바 있다. 폴라는 한국판 인스타그램을 표방, 사진·동영상으로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업데이트에도 불구, 인스타그램을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결국 지난 2019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한국형 트위터로 불렸던 ‘미투데이’도 지난 2008년 네이버에 인수된 뒤 2013년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지난 2014년 출시한 네이버 포스트는 콘텐츠 전문가 집단을 표방하며 등장했지만 현재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5년 넘게 인플루언서들을 관리해온 한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지속 가능성에 대해 사실 우려가 좀 있다”며 “당장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네이버로 넘어왔지만, 해당 인플루언서들의 본진은 여전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다. 네이버가 계속해서 인플루언서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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