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영업 끝 없는 집합금지···소비심리 위축까지 연말 대목 없어
외식쿠폰 배달앱 적용···배달앱 업체 공모 중

지난 6일 오후 신촌의 한 노래방 입구.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신촌의 한 노래방 입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이상으로 격상되면서 사실상 올해 장사를 접은 자영업자들이 상당수다. 연말 대목으로 그간의 손실을 메우려던 꿈이 무산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발빠른 지원책이 가장 절실하다.

서울시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기 전인 지난 5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사실상 셧다운에 돌입했다. 오후 9시 이후의 영업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지침을 내걸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들은 서울의 자영업자들이다. 특히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은 걸핏하면 문을 닫았다. 운영을 재개하더라도 인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음식점 가운데 특히 주점, PC방의 경우 사실상 영업 마비가 된 상황이다.

PC방을 운영하는 A씨는 7일부터 12시간을 혼자 근무하고 있다. A씨는 “본사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모두 무급휴가를 실시한다는 명령이 떨어져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혼자 근무하고 있는데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PC방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영업시간을 조정하게 됐고 이에 따른 손님 급감으로 알바생들은 일자리를 사실상 잃게 된 셈이다.

서울 지하철 역세권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한 칵테일바 직원은 “손님이 없어서 초조하다. 이 가게 월세를 못 내면 백수가 될 것 같아서 지인들에게 아무나 와달라고 호객하고 있다”며 “원래 오후 6시에 가게 문을 여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후 9시에 닫게 되면서 오후 4시에 가게 문을 열지만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칵테일 바의 경우 일요일인 지난 6일 손님이 11명에 그쳤다. 손님이 없자 장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손님과 함께 TV를 시청했다고 이 직원은 전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탓에 애꿎은 노래연습장 문만 여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8일부터 노래연습장이 다시 문을 닫자 7일에는 노래연습장, 코인노래방 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연말까지 노래를 할 수 없고 새해에나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노래방을 찾은 것이다.

잦은 집합금지 명령으로 노래방에서는 소독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환기 시간을 엄수하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앞에서 또 집합금지를 받게 됐다.

헬스장도 마찬가지다. 그룹운동(GX)의 경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회원들의 회원권 기간이 집함금지로 강제로 연장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공지하고 안내하기 바쁘다.

지난 6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발표한 ‘2020년 대한민국 외식업계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한카드 외식업종 카드 결제 금액이 71조779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보다 10%나 줄어들었다.

외식업 업종별로 보면 기타 외국식 음식점업과 일반 유흥주점업 카드 결제금액이 각각 37.1%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무도 유흥주점업(-33.4%), 기타 주점업(-28.7%) 등의 순이었다.

반면 배달 소비 분야의 카드 결제 금액은 올해 1~9월 4조64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4%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해 재난지원금이 빠르게 지급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연말 특수가 사라진 소상공인에게 2차 새희망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지급 시 매출액 4억원 이하 조건도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적인 변화도 요구된다.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으로 발급이 중단된 소비쿠폰 가운데 외식쿠폰을 배달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식 쿠폰은 주로 직접 음식점을 방문해서 먹을 때 사용됐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외식이 어렵게 되자 다른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외식쿠폰 사업에 참여할 배달앱 업체를 공모하고 있다. 1차 공모 마감은 오는 9일까지다. 일단 1차 공모 업체들과 코드 분류 작업 등을 점검하고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한 후 적용에 들어간다. 배달앱 업체 2차 공모 시한은 오는 16일까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20 크리스마스마켓’을 추진한다. 온라인 플랫폼 30여 개, 전통시장 300여 개, 동네슈퍼 2500여 개, 소상공인·중소기업 1만2000여 개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판촉 행사다. 이들 상품은 네이버, 카카오, 티몬 등에서 진행되는 크리스마스마켓 라이브커머스 특별 판매전을 통해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위메프오, 바로고, 카카오헤어샵, 야놀자 등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7곳도 참여해 소상공인들에게 배달 대행료를 깎아주거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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