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철강·태양광 설비 등에 영향
현지 공장 신설 및 생산으로 대응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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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철강 세이프가드 종료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세이프가드 논의를 활발하게 하면서 우리 정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이프가드가 무엇이고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보겠습니다.

Q 세이프가드가 무엇이죠?
A 세이프가드는 특정 상품의 수입이 급증할 때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내리는 긴급수입제한조치입니다.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관세를 인상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정무역 관행에 따라 정당하게 수입을 규제하는 제도인데 따라서 발동 요건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Q 우리는 왜 세이프가드 종료를 요구하죠?
A 우리는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수출로 먹고 사는 기업이 많은데 수출 대상국에게 이런 제한을 받으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럽연합(EU)에 예정대로 내년 6월 철강 세이프가드를 종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철강 세이프가드는 일부 철강 품목의 수입 물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입니다. 세이프가드가 종료되지 않으면 관세를 훨씬 많이 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 6월 세이프가드를 종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유럽철강협회는 EU 집행위원회에 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를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죠.

Q 세이프가드로 어떤 제품이 타격을 받나요?
A 대표적으로 세탁기, 태양광 설비, 철강 등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 대표 가전 업체인 월풀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정용 대형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세이프가드를 청원했습니다. 이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여 2018년 2월 3년의 유효기간으로 외국산 세탁기 수입 물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효했죠. 이 세이프가드는 내년 2월 종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이프가드에 따라 수입산 세탁기 완제품은 120만대 내에서는 16%, 120대 초과에 대해서는 40%의 관세가 부과됩니다. 만약 EU에서 철강 세이프가드 역시 연장되면 국내 철강 업계에 타격이 큰 것입니다. 유럽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이 EU로 수출한 철강 양은 2018년 340만톤이었지만 세이프가드 적용 효과가 본격화한 지난해에는 290만톤으로 감소했습니다.

Q 세이프가드 대응책이 있나요?
A 다행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이프가드를 대비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강화해 왔습니다. 이들은 현지에서 가전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대부분은 이 현지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이프가드는 수입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만들면 관세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한화, LG 등도 미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신설했습니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셀·모듈에 대한 수요와 판매 단가가 높기도 해서 이런 전략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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