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모터 내구성·기구 설계 안정성 제품 완성도 좌우할 듯

지난달 오포가 시연한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 캡처=오포 홈페이지
지난달 오포가 시연한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 캡처=오포 홈페이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가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한 가운데 LG전자가 새해 초 신제품 출시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형 폼팩터(외형)인 롤러블 스마트폰의 흥행 여부는 새롭게 탑재되는 부품 내구성과 설계 안정성 등의 완성도와 다양한 활용처가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구글은 지난 1일(현지시각)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롤러블 스마트폰용 에뮬레이터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은 펼치기 전 화면 크기가 6.8인치, 펼치면 7.4인치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이 커지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화면 비율도 함께 확대되는 방식이다. 신제품은 이르면 새해 상반기 중 출시가 예상된다. 

이는 앞서 오포가 시연한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과 유사한 화면 크기다. 오포는 지난달 이노데이2020 행사를 통해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오포X 2021’을 소개했다. 시제품은 버튼을 터치하면 한쪽 기판이 펼쳐지면서 6.7인치 화면이 최대 7.4인치까지 늘어나는 구조다. 오포 역시 당시 시연을 통해 화면 크기를 키울수록 재생되는 영상 화면도 같은 비율로 커지는 모습을 시연했다. 다만 오포는 시제품의 출시 시점을 특정하진 않았다.

기즈모차이나 등 일부 외신은 오포가 공개한 시제품 디스플레이는 중국 BOE가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알려진 양사 제품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비슷해 제품 경쟁력은 완제품의 완성도와 활용도가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OE는 LG전자에도 롤러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롤러블 스마트폰이 회전 모터를 구동해서 기판을 말고 푸는 작동을 할 텐데 이 부분에서 내구성이 보전되는지, 기구 설계에서 안정성을 확보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얇은 커버윈도우 처리도 중요하다. 실제 롤러블 스마트폰의 생산에 있어 디스플레이 패널보다는 세트 업체의 역량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오포가 시제품을 새해 출시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다만 오포가 롤러블 스마트폰 양산에 착수할 경우 시장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중국 대형 전자업체 BBK그룹 소속인 오포는 단순히 ‘중국산’이라고 치부하기엔 자금력이나 양산 설비에 있어 LG전자에 뒤지지 않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선 출하량 기준 3~4위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시장 파급력도 우위에 있다.

여기에 오포는 올 연말부터 화웨이 빈자리를 공략하기 위해 절치부심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3분기 오포가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가운데 13.4% 비중을 차지하면서 삼성전자에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포가 새해 스마트폰 점유율 반전에 공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해 실제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롤러블을 포함한 다양한 폼팩터(외형)의 스마트폰을 연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롤러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할 경우 시장 경쟁 구도는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로욜보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시점은 늦었지만 결국 압도적인 생산 능력과 기술 노하우를 앞세워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폴더블에 적용된 새로운 소재부터 공정까지 내재화한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역량 역시 여타 제조사들들이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경쟁력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로욜이 폴더블 스마트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갔지만 결국 지금 시장에 남아서 승기를 거둔 것은 삼성전자”라면서 “신제품 출시 시점 보다는 완제품 경쟁력이 제품 흥행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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