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날 권익위에 고충민원 신청서 제출
서울시 공원화 정책 발표 이후 기존 입찰 후보자 모두 입찰 포기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에 공터로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에 공터로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사진=연합뉴스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둔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날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민원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와 사측이 모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서울시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날 오후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신청 이유로 ▲매수의향자들의 입찰 불참 ▲도시계획시설결정 시도의 위법성 ▲피신청인의 매각 방해 시도의 위법성을 꼽았다.

매수의향자들의 입찰 불참과 관련, 대한항공은 신청서를 통해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총 15개 업체가 입찰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 및 강제 수용 의사가 언론을 통해 공표되자 제1차 입찰마감일인 6월10일에 15개 업체 모두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피신청인의 매각 방해 시도와 관련해선 서울시가 매수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신청서를 통해 “서울시는 매수 여력이 없다”면서 “서울시가 공사 착수 시기를 조정하여 2022년 이후로 보상금 지급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긴급한 유동성 확보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근거가 있는 비판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시가 지난 4일 서울시보에 공지한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 매수에 따른 보상비는 4670억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시는 이를 2022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분할지급 할 예정이다. 당장 비용을 지급할 여력이 안 되는 셈이다.

만일 대한항공이 우려하는 것처럼 서울시가 보상금 지급시기를 변경하게 되면 서울시에 대한 대한항공 직원들의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전날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와 관련된 우려를 내비쳤다. 노조는 “부지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대한항공이 항공기정비(MRO) 사업이나 기내식 사업부를 완전 매각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30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정책은 지난달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문화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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