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규모 1185억원···내달 중 상장 계획
서울 태평로빌딩 앞세워 분위기 반전 기대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이지스밸류플러스)가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모 리츠인 만큼 향후 리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까닭이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공모 총액 1185억원 규모의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당 리츠는 지난달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로 이번 주 중 효력이 발생하면 6월 중 공모를 거쳐 7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공모 총액 1185억원 규모의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공모 총액 1185억원 규모의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가 계획대로 상장하게 되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공모리츠가 된다. 그동안 공모리츠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NH프라임 리츠를 끝으로 나오지 않았다. 당초 올해 상반기 다수의 공모리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리츠 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으로 불안이 확대되면서 대부분 일정을 미뤘다. 

실제 지난달만 하더라도 상장된 리츠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지난 3월 19일 급락 이후 지난달 18일까지 35%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롯데리츠와 신한알파리츠는 각각 17.9%, 12.9% 상승하는데 그쳤다. NH프라임리츠도 이번 반등장에서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공모 리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나타났던 공모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번에도 이어질 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 상장한 롯데리츠의 경우엔 공모 규모가 역대 리츠 중 최대인 4299억원이었음에도 4조70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려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NH프라임리츠도 317.6 대 1에 이르는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우선 이지스밸류플러스가 오피스 리츠라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탓에 소비가 줄어 직격탄을 맞은 리테일와 호텔 리츠 대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다. 특히 이지스밸류플러스가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는 서울 태평로 빌딩은 서울 시청역 근처에 위치해 입지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이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향후 자산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리츠와 관련된 우호적인 정책적 환경들도 이번 공모 흥행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우선 한국은행이 지난 주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리츠의 배당 매력이 높아졌다. 여기에 재산세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취득세 30% 감면 등 정부의 ‘리츠 육성 정책’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소 중 하나다. 

다만 국내 실물 경기가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과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리츠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점은 이지스밸류플러스에 부정적이다. 또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다른 배당주나 리츠들의 시가배당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리츠 시장도 냉각을 피할 수 없었지만 주변 환경이 우호적인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풀릴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리츠들이 많은데 이들의 결과에 따라서 기존 상장된 리츠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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