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 등 국내 상장리츠는 수익 안정적"
김관영, 국내 리츠업계 '대부'···금융위기 당시 JR투자운용 설립한 이후 리츠시장 주도
JR투자운용, 최근 메리츠증권과 JR글로벌리츠 상장 준비중

김관영 JR투자운용 대표
김관영 JR투자운용 대표

“코로나19 여파에도 현재 국내에 상장 중인 리츠는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장기투자 차원에서 투자를 적극 추천합니다.”

김관영 JR투자운용(제이알투자운용) 대표는 시사저널e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상장 리츠의 주가가 낮아진 지금이 최적의 매수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리츠협회장을 역임한 김 대표는 국내 부동산금융의 1세대이자 ‘대부’로 꼽힌다. 김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부동산 금융을 전공했다. 이후 귀국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부동산 정책담당 연구위원을 맡다 1994년 한양대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2002년 동료 교수들과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을 설립해 부동산금융 인재 육성에 나섰고 2008년에는 이방주 전 현대산업개발 부회장과 손잡고 JR투자운용을 설립했다.

JR투자운용은 설립 이후 다수의 리츠를 성공시키며 국내 리츠시장을 주도하는 자산운용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메리츠증권과 함께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JR글로벌리츠)의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리츠 업계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주가 역시 코로나19 이전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는 경계하면서도 국내 상장되어 있는 리츠의 배당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리츠 투자도 마찬가지 아닌가. 공실률이 높아져서 배당금이 줄어들 우려가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모든 것은 거시경제를 따라간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도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위축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해외 리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분간 해외 리츠 수익률은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의 가격이 갑자기 10~20% 올랐다 낮아질 수가 없다. 국내 상장 리츠 종목들의 주가 변동은 시장의 수급 때문에 일시적으로 변한 것이다. 주가가 낮아질 때가 투자적기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수입 저하를 우려하는데 국내 상장 리츠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정부에서 인가를 내줄 때 흐름이 안정적인지 엄격하게 검증하고 꼼꼼하게 살펴본다. 장기보유를 한다면 국내 상장 리츠 투자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자신할 수 있다.”

- 국내 상장 리츠 개별적으로는 어떻게 보나

“개인적인 사견임을 전제로 말하겠다. 신한알파리츠는 신축 부동산이다. 임대인 퀄리티도 우수하다. 책임임차는 아니지만 임대료 감소 가능성이 낮다.

롯데리츠는 롯데그룹 부동산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땅의 가치를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투자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느 매장의 판매실적이 부진하면 부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면들이 있기에 롯데리츠는 굉장히 좋은 상품이다.

NH프라임리츠는 재간접리츠인데 직접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리츠회사의 일정지분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실물을 봐야 하는데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한 리츠지분의 실물은 삼성타운과 서울스퀘어 등 상당히 좋은 물건들이다.

자기관리 리츠를 제외하고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리츠들은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최근 같은 경기침체에 리츠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해 조언한다면

“경기침체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블리딩에셋(bleeding asset)에 대한 투자를 피하는 것이다. 블리딩에셋이라는 것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부족해서 자기 돈이 추가로 들어가는 물건을 말한다. 블리딩에셋만 아니면 10년 내에 반등기가 온다. 그때 팔면 된다.

특히 임차인 퀄리티가 중요하다. 주요 리츠 투자자들은 은퇴자들이다. 그래서 임대료 수입이 안정적이냐가 투자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입지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같은 시기에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무조건 중심지에 위치한 안정적 물건에 투자해야 한다.

업종별로는 최근 창고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인터넷쇼핑이 발달하면서 물건을 쌓아놓는 중간 기착지가 백화점에서 창고로 바뀌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신축 건물에 투자해야 한다. 인간도 수명이 있지만 부동산에도 수명이 있다. 20~30년 지나면 부동산도 고쳐야 하고 비용이 발생한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신축 건물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투자효율성이 좋다“

- JR투자운용은 2년 전부터 부동산펀드도 겸업하고 있다. 리츠와 부동산 펀드 투자를 비교한다면

“부동산 펀드 같은 경우에 매각을 시도한 시점에 경기 불황기가 오면 안 팔릴 수 있다. 이럴 경우 제값받기도 어렵고 펀드청산에 상당한 어려움이 올 수 있다. 리츠는 영속적이기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 팔수 있다. 장기투자를 원한다면 리츠를 추천한다.”

- 최근 상장을 준비하는 리츠들은 모자형 리츠가 많다. 대중들 사이에서 라임자산운용의 모자형 구조가 생각난다는 말이 많다.

“그것은 정말 잘못된 오해다. 리츠의 모자형 구조는 라임자산운용과 전혀 다르다. 펀드는 계약으로 신탁형이라 문제가 생기지만 리츠는 모자형이 되더라도 모두 주식회사형이다. 이사회도 있고 주총도 있고 라임 같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없다.

모자형 구조는 부동산 건물 매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요소다. 매각자 입장에서는 바로바로 매각하는 것을 원하지 질질 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공모리츠로 돈을 모아서 부동산 물건을 매입하는 것은 시간관계상 쉽지 않다. 그래서 사모 자(子)리츠로 산 다음 공모 모(母)리츠로 다시 되사는 구조의 모자형리츠 구조를 짜는 것이다.“

-JR투자운용을 설립했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최근 상황이 유사한 듯 하다. 당시 설립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

“당시 이방주 회장이 주택협회장을 하고 있었고 나는 주택협회 자문이었다. 해외부동산 투자박람회에 자주 같이 다니면서 자산운용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방주 회장이 같이 창업해보자고 제안했고 수락했다.

경제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IMF당시 외국인들이 서울파이낸스센터, 강남파이낸스센터 등 우리나라 좋은 부동산 물건들을 싹쓸이해갔다. IMF당시를 경험하면서 외국의 선진국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을 설립했고 부동산 관련 전공 교수들이 힘을 합쳐서 2003년부터 본격적인 교육연수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도 당시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왔다. 금융위기 1년전 서브프라임사태 당시부터 시장에서는 위기신호가 감지되고 있었다. 위기라는 것은 10년 전후로 나타나는 것이 정설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내가 50대 초반이었는데 10년 뒤인 60대 초반에는 사업에 도전을 아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JR투자운용을 차리자마자 두 달 만에 금호생명 건물 매입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금호그룹 구조조정 본부장이 우리 회사분과 아는 분이었는데 어떤 모임에서 만나서 금호그룹 차원에서 팔 물건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했더니 금호생명 사옥을 팔겠다고 하더라. 모임에서 옆자리 앉게 되는 바람에 이뤄진, 정말로 우연히 이뤄진 일이었다. 첫 거래였는데 투자자 모집도 이방주 회장이 계셔서 원활하게 진행됐다. 덕분에 설립초기에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이후에 일본 쪽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오릭스 측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덕분이다. 4건을 매입했고 이후 매각했는데 많은 이익을 남겼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 일본 부동산 투자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증권사들과 관계가 좋아 보인다. 최근에는 유럽 부동산 투자에서 여러 증권사들과 손을 잡았다.

“증권사들이 부동산 구조화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최근 한 3~4년 사이에 급속도로 벌어진 일이다. 여러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을 받고 같이 일하고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NH투자증권은 JR투자운용 설립 당시 주주이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부동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꼼꼼하게 일을 잘한다. 앞으로 증권사들과 접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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