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유증 시 지분율 변동 위험 고민한 듯···구체적 방안 별도 이사회 통해 확정
3자연합 “제3자 배정방식 아니라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증 참여 반대할 이유 없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증 참여를 위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을 꺼내들었다. 사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산 매각·담보 대출’을 꺼내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권 분쟁 및 주주 배정 물량에 대한 전량 미청약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대출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고 분석한다. 한진칼 주요 주주인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도 한진칼의 매각 및 대출을 통한 대한항공 유증 참여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해 대한항공 유증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차입 방안은 추후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한진그룹 측은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대한 현재 지분율인 약 30%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금번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선 한진칼의 유증 참여를 위한 자금조달 방식을 두고 ▲주주배정 방식의 유증 ▲제3자 배정방식의 유증 ▲자산 매각 및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 3가지 가능성을 점쳤다.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연합 간 경영권 분쟁 및 백기사의 부재 등을 감안해 자체 유증 방식을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주주배정 방식의 유증을 진행될 경우 조 회장 측은 지분율 변동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조 회장과 3자연합 양측 모두 배정 물량에 대한 전량 참여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각각 상속세 납부 문제, 대출금 상환 압박 등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 회장 측이 전량 참여에 실패하고 3자연합 측은 전량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조 회장 측 지분은 현재보다 낮아지고 3자연합은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3자연합 측은 지분율 상승 효과를 얻게 된다.

업계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전날 총 발행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며 한진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000억원에서 24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한진칼이 자체 유증을 실시해도 조 회장 측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 관계자들은 한진칼이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 및 주주들의 전량 청약을 확신하지 못해 유증을 배제한 것으로 해석한다. 또 다른 대형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9월 유증을 진행하며 신주 3324만주 중 664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했으나 전량 미청약됐다.

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의 신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한항공 유증 대금 납입 기간 전까지 자금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땅히 검증된 매물만 있다면 충분히 기간 내 대출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유증 납입일은 7월17일이다.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조 회장 측과 지분 경쟁을 하고 있는 3자연합 측도 이번 조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3자연합 관계자는 “3자 배정 방식을 제외한 그 외 방안을 통한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증 참여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