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연설서 밝힌 디지털 경제 전환 적절 평가
경제 회복 기대감 속 적극적인 규제 개혁 추진도 주문

취임 3주년 특별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취임 3주년 특별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직면한 경제와 고용 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선도형 경제, 고용안전망 확대, 한국판 뉴딜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은 2년 임기 동안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 “문제는 경제”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 경제 질서는 결코 장미빛이 아니다.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 경제에도 매우 중대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文대통령, 선도형 경제·고용안전망 수준 향상 등 제시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대전환하기 위한 비전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선도형 경제 △고용보험 적용 확대와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을 통한 고용안전망 수준 향상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추진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ICT 분야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녔다.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방역과 바이오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 나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돼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한편 대한민국을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만들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안전망 확충에 대해서는 “인류의 역사는 위기를 겪을 때 복지를 확대하고 안전망을 강화해 왔다”며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조속히 시행하겠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거쳐 국회에 이미 법이 제출돼 있으니 조속히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협조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라고 강조했다.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를 수집·축적·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교육·유통 등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도시와 산단, 도로와 교통망, 노후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가기반시설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사업도 적극 전개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와 의료·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가치가 충분히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재계, 일제히 긍정평가···“경제활력 제고해야” 한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과 관련해 재계도 경제 위기 극복 취지에 공감했다. 위기를 기회로 변모시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적극적인 규제 개혁 추진도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 것은 적절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비전과 정책방향이 산업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려면 낡은 법제 개선과 선진국 수준의 인센티브 체계 마련 등 민간 역동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기회의 문을 열어가기를 바라며 예상치 못한 단기 이슈와 기득권 장벽에 멈추지 않도록 정부의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번 연설에 대해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 앞에 정부가 방심하지 않고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은 크지만 이것을 기회 삼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K-방역으로 높아진 국격을 바탕으로 제조업, 디지털, 전자상거래 분야 등 우리의 강점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더한다면 충분히 선도형 경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 정책과 더불어 창의적인 기술과 새로운 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며 “재계도 방역에 철저함은 물론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문 대통령이 특별연설에서 밝힌 경제위기 극복 취지에 동감한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가 위기 극복과 새로운 기회 창출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길을 개척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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